보수 빅텐트·흡수통합·선거연대…'설설 끓는' 야권 정계개편론

입력 2019-06-23 06:30  

보수 빅텐트·흡수통합·선거연대…'설설 끓는' 야권 정계개편론
홍문종 한국당 탈당 이어 '박근혜 석방'시 보수진영 재편 급물살
한국당, 바른미래당에 러브콜…중도 확장 위한 '보수 빅텐트' 시동
'당대당 통합' 무산시 흡수통합 가능성…내년 총선 '선거연대' 시나리오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의 탈당과 '친박(친박근혜) 신당' 창당 선언을 계기로 야권 정계개편 시계가 빨라지는 분위기다.
특히 내년 4월 총선 전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이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보수진영 재편이 급물살을 타는 시나리오도 대두하고 있어 제1야당인 한국당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자칫 보수 분열로 이어지면서 내년 총선에서 제1당 탈환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당 내부에서는 총선 국면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오는 9∼10월까지는 자당을 구심점으로 한 보수통합 기반을 다져놔야 한다는 인식이 서서히 퍼지고 있다.
한국당이 최근 들어 바른미래당에 러브콜을 보내며 이른바 '보수 빅텐트' 작업에 시동을 거는 것도 일찌감치 '친박 색채' 빼기를 통한 중도 지지층 확장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바른미래당 내 호남 중진의원들은 물론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당 출신 의원 다수가 한국당과의 통합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당 대 당 통합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보수통합의 현실적인 시나리오로는 우선 한국당이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 의원 일부를 받아들이는 '흡수통합'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 고위 관계자는 2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 대 당으로 합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 아니겠냐"며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상대로 개별적인 접촉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출신의 한 바른미래당 의원도 통화에서 "한국당 인사들이 차기 총선에서 경쟁력이 있는 바른정당계 의원들 몇 명에게는 노골적으로 복당을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싶다. 기회가 되면 유승민 의원과 논의해 보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대구·경북(TK)에 지역구를 둔 다수 한국당 의원들이 바른정당계를 이끄는 유승민 의원의 복당을 한사코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바른정당계 영입 작업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절정에 달한 내부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에서 '다른 당과의 통합은 추진하지 않는다'고 결의한 것도 적잖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바른미래당의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공개적으로 그렇게 결의를 했는데 총선 직전이라면 몰라도 지금 상황에서 당을 나가는 것은 여러모로 정치적 부담이 크다"고 "지금 당을 나가는 것은 자살행위라는 데 공감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에 실패할 경우 내년 총선 때 일부 지역구에서 '선거연대' 형식을 통해 손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한국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난 재보선 때 창원성산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이 그랬듯 내년 총선의 일부 지역구에서는 민주당에 맞서 우리도 바른미래당과 단일후보를 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goriou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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