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첫 투입 땐 파도·바람에 파손…4개월 수리해 재배치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태평양을 떠다니는 막대한 규모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개발된 이른바 '대양 청소기'가 한 차례 실패를 딛고 재도전에 나섰다.
23일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비영리 재단인 '오션 클린업 프로젝트'는 작년 9월 태평양에 투입됐다가 파손된 해양 쓰레기 수거장치를 4개월 만에 수리해 최근 재배치했다고 밝혔다.
오션 클린업 프로젝트의 창설자인 네덜란드인 보얀 슬라트가 디자인한 이 장치는 바다 위를 떠다니는 600m 길이의 'U'자 모양 파이프 아래에 3m 깊이의 막(screen)을 달아 플라스틱 쓰레기를 잡아 놓도록 설계됐다.
모인 쓰레기는 수개월마다 지원 선박이 수거해 지상으로 옮긴 뒤 재활용한다.
하지만, 작년 처음 투입됐던 이 장치는 끊임없는 파도 등 혹독한 여건을 견디지 못하고 약 4개월 만에 망가지고 말았다.
슬라트는 "자연이 이번에는 놀랄 거리를 더 많이 준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어느 쪽이든 우리는 이 (태평양 쓰레기 수거) 캠페인과 관련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 이와 유사한 해양 쓰레기 수거장치 60대를 태평양 해상에 띄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태평양 하와이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이 태평양 해상에는 '거대 쓰레기 섬'(The Great Pacific Garbage Patch)이 존재하며, 이 쓰레기 더미의 면적은 작년 기준으로 한반도 면적(22만3천㎢)의 7개 크기인 약 155만㎢에 달했다.
16살 때 지중해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던 중 물고기보다 비닐봉지가 더 많이 떠다니는데 충격을 받아 오션 클린업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는 슬라트는 거대 쓰레기 섬의 50% 이상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이런 노력도 언 발에 오줌을 누는 격으로 큰 효과가 없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년 800만t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쏟아지며, 이는 1분에 트럭 한 대꼴로 바다에 쓰레기를 쏟아붓는 것과 같은 양이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양 생태계에 매년 130억 달러(약 15조원) 규모의 피해를 주고 있으며, 갈수록 악화해 2050년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물고기를 압도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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