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열릴 유소년 축구대회 통해 북측과 교육교류 채널 열어둘 것"
"산불 당시 교사들의 헌신 고마워…학생 상처 끝까지 보듬을 것"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25일 "도민과의 약속을 점검하면서 착실히 그 길을 따라왔다"고 밝혔다.
민 교육감은 25일 취임 1주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올여름 평양에서 열릴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계기로 북측 교육 당국과 남북교육교류를 위한 협의 채널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2의 고교평준화로 불리는 강원 행복고등학교 사업을 두고 "학생들의 진로, 적성, 관심에 따라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교과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민 교육감과 일문일답.
-- 지난 1년 교육행정 수행을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인가.
▲ 사람이 한 일을 점수로 평가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강원도교육청이 지난 1년 걸어온 길을 점수 매기기보다는 목표까지 얼마나 노력해왔는지, 어디까지 왔는지 돌아보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년은 도민들과의 약속을 점검하면서 일련의 추진 과정을 따라 착실히 이행 해왔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 고교무상교육을 놓고 정부와 도교육청 간 이견을 보이는데, 해결 방안은.
▲ 정부와 교육청, 지방자치단체의 무상교육 재원 부담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현재까지 교육청은 총 재정에서 약 47.5%를 부담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올해는 추경을 통해 2학기 고3 학생의 수업료와 학교운영지원비 지원을 위한 예산을 확보했다.
이후 무상교육 재원은 전국시도교육감 협의회에서 도 입장을 발표했다. 교부율 인상을 포함한 안정적 재원 대책은 정부가 책임지고 조속히 마련하도록 촉구해 나가겠다.
-- 강원 산불 당시 학생과 학교 시설에 큰 피해가 있었다. 이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 산불로 4개 학교와 1개 기관의 부속 건물이나 외벽 등이 소실돼 33억여원의 피해가 있었다. 다만 교직원들의 발 빠른 대응으로 다행히 수업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시설 피해는 없었다.
도교육청은 시설 조기 복구와 수업 정상화를 위해 기존 확보한 교육환경개선 사업비를 우선 집행하고 교육시설재난공제회 공제금으로 보전토록 조치했다.
또 가정 내 피해 학생들의 학업 지원을 위해서 학교현장으로 찾아가는 심리상담뿐 아니라 전문기관 위탁비, 치료비 지원 등 학생 심리상담을 진행했다.
강원교육장학회에서는 피해 학생들에게 1억8천6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도교육청 산하 교육기관에서 1억3천만원이 넘는 금액을 모아서 보내왔다. 이 성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피해 학생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 남북·북미 관계가 유기체처럼 변화한다. 도교육청의 교육교류 사업에도 변화가 있나.
▲ 지금 남북·북미 관계가 교착상태에 있지만 머지않아 남북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 실천적인 남북교육교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올여름 평양에서 열리는 제6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참가해 스포츠를 통한 남북교류를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춘천과 속초지역 중학생 2팀, 학생기자단과 응원단 등 100여 명이 함께 평양대회에 참가해 대회 전 과정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 국제영화제에 출품할 예정이다.
대회 기간 중 북측 교육 당국과 남북교육교류를 위한 협의 채널을 개설하겠다.
분단의 상징인 강원도에서 학생들의 문화·체육 교류를 상설화하려는 뜻이다.
먼저 구상 중인 것은 '남북학생운동회'로서, 남쪽의 최북단 학교와 북쪽의 최남단 학교 학생들이 한 자리에서 전통 놀이도 하고 평화통일 이어달리기도 하면서 하루를 함께 보내는 행사다.
-- 유아교육 공공성 확보 노력에도 사립유치원 곳곳은 아직 다른 소리를 내고 있다.
▲ 유치원 3법 통과와 상관없이 유치원 공공성 강화계획을 준비한 대로 차질 없이 실현해 나가고 있다.
먼저 2022년까지 공립유치원 취원율 50% 목표로 공립 비율이 낮은 시 지역 중심으로 단설 유치원을 신설하고, 병설 유치원은 24학급을 늘일 계획이다.
교육과정 내실화를 위해 '유아 중심 놀이 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방과 후 및 돌봄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또 회계관리시스템인 '에듀파인'과 유치원 입학관리시스템인 '처음학교로'를 전면 시행하고, 투명하게 잘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은 '공영형 사립유치원'으로 지정해 많은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 3선을 맞아 가장 힘 있게 추진한 사업이 강원 행복고등학교인데, 앞으로 고교 혁신 방안은.
▲ 올해부터 제2의 고교평준화, 미래 인재를 기르는 고등학교 만들기를 목표로 강원 행복고등학교 운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흥미와 적성을 최대한 존중해 학생 스스로 과목을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을 운영해 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학교 내에서는 학생의 희망에 따른 다양한 선택과목을 최대한 개설하고 소수 학생을 위한 선택 교과 개설·운영을 통해 소수 학생의 과목 선택권도 함께 보장하고자 한다.
지역별로 교육지원청, 학교,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강원 행복교육 협의체'를 구성해 학교 교육과정 다양화를 지원하고, 학생의 교육과정 수요 충족을 위해 학교 간, 학교와 지역사회 간 공동 교육과정을 내실 있게 운영하겠다.
특성화 고등학교는 학생들의 취업역량을 강화하고 에너지, 산림산업 등 국가기반 산업과 3D, 바이오 등 지역산업, 미래산업 연계 학과 개편을 계속해서 추진해 나가고 있다.
-- 남은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 앞으로 3년간 새로운 정책을 만들기보다는 '모두를 위한 교육' 3기의 핵심공약이 학교현장에서 알차게 자리매김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첫째는 우리 학생들이 한 사람의 인격체로 존중받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데 최소한의 요건인 기본학습능력을 갖출 수 있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글, 수학, 영어 책임교육이 교실에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한다.
둘째는 고등학교 혁신이다.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학생들의 진로, 적성, 관심에 따라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교과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힘 쏟겠다.
마지막은 우리 학생들이 비판적 사고력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일이다. 교원단체, 학부모연합회, 도민들의 합의를 이끌어 민주 시민교육의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고, 학교문화, 교육과정과 수업, 학생자치회 등이 민주주의 가치에 의해 충실하게 추진되도록 지원하겠다.
-- 도민들에게 약속하거나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작년 이맘때 교육감으로 세 번째 당선되어 업무를 시작했다.
선거에 나오면서 도민들께 드린 약속은 일점일획도 허투루 여기지 않고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 약속 잊지 않고 강원도의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이 높은 자존감을 가지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감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나가겠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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