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인기 격추 뒤 대이란 적대 정책 수위 높여
미·영·사우디·UAE, 이란 비판 공동성명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중동의 전통적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잇달아 방문해 이란에 맞서 중동, 유럽, 아시아를 아우르는 '국제 동맹'을 구축하자고 촉구했다.
지난 20일 이란 근해에서 미군 무인정찰기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격추된 뒤 이란 공격 개시 직전까지 갔던 미국이 이란을 고립하는 적대 정책을 한층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 사우디를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은 살만 국왕,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최근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을 거론하면서 이란이 위협하는 걸프 해역의 해상 운송 안전을 확보하는 동맹을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의 고위관리는 기자들에게 "폼페이오 장관과 미 해군이 '선제적 억지력'을 확보하는 '센티널'(감시) 프로그램을 구축 중이다"라며 "우방으로 구성된 동맹이 이 프로그램을 물적, 재정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공보부는 "폼페이오 장관과 무함마드 왕세자는 양국은 적대적인 이란의 행태와 테러리즘과 전투에서 같은 편이 돼 맞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UAE 아부다비 방문에 맞춰 UAE 주재 미대사관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이 세계 최대 테러지원국(이란)에 맞서는 국제 동맹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무함마드 빈 자예드 UAE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나 이란에 공동 대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대이란 국제 동맹 구축과 관련,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이란특별대표는 현재 중동 지역의 마약·무기 밀매를 막기 위해 30여 개국이 구성한 다국적 해군의 임무 범위를 이란의 위협을 저지하는 데까지 확장하는 안을 고려해보자고 제시했다.
또 중동 지역과 교역하는 나라가 공동으로 새로운 해상 안보 계획을 수립하거나 이란을 탐지하기 위해 감시 장비를 갖춘 군함이 걸프 지역을 순찰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영국, 사우디, UAE 4개국은 24일 낸 공동성명에서 "이란은 역내 안정을 위협하는 행동을 이제 멈추고 긴장을 가라앉히는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어 친이란 예멘 반군의 사우디 공항 공격과 오만해 유조선 피격과 관련, "이런 공격 행위는 (호르무즈, 바브 알만데브 해협 등) 국제적 무역 수로를 위협한다. 해상 운송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오만해 유조선 피격 사건의 배후가 이란이라고 의심한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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