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대결에서 여유 있게 앞서…여자친구와의 다툼 '악재'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테리사 메이 총리의 후임자를 뽑을 영국의 집권 보수당 당대표 경선에서 승리가 유력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노딜'(no deal) 브렉시트(Brexit) 강행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노 딜' 브렉시트는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것을 일컫는다.
존슨 전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영국 BBC 뉴스 인터뷰에서 "나의 약속은 10월 31일 핼러윈(데이)에 EU에서 나가는 것"이라며 EU와 합의를 못 하더라도 10월에 탈퇴할 수 있도록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림에 따라 EU는 브렉시트를 오는 10월 31일까지 연기해 놓은 상태다.
존슨은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가 얼마나 진지한지 친구들과 파트너들에게 이해시키는 방법은 오랫동안 우리를 거대한 구름 속에 가둬놓은 패배주의와 비관적 태도를 버리고 노딜 결과에 대해 자신 있고 진지하게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은 노딜 브렉시트를 원하지는 않지만, 영국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이를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존슨은 또 영국이 EU를 떠날 때 내야 하는 '이혼 합의금' 390억 파운드(약 57조4천억원)와 관련, 지급 시기와 방법에 대해 '창의적 모호성'(creative ambiguity)이 필요하다고 밝혀 합의 없는 탈퇴에도 납부를 요구하는 EU의 반발을 외면했다.
이밖에 존슨은 EU와의 합의에 큰 걸림돌인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 아일랜드 간 국경 통행에 대한 안전장치, 즉 백스톱(backstop)에 변화를 주거나 포기하는 것이 결국 성공으로 갈 수 있는 길이라는 뜻도 밝혔다.
현재 보수당의 당대표 경선은 존슨 전 장관과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 간 양자 대결로 압축됐으며, 존슨이 크게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3일 선데이텔레그래프가 콤레스(ComRes)에 의뢰, 보수당 지역의회 의원 51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의 61%는 존슨에 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헌트에 투표하겠다는 이는 39%였다.
이 조사에서는 또 응답자의 83%가 신임 당대표가 10월 31일까지 반드시 브렉시트를 단행해야 한다고 답했고, 80%는 EU의 추가 양보가 없으면 노딜 브렉시트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순항을 하던 존슨으로서는 최근에 악재를 만나기도 했다.
존슨은 지난 21일 새벽 여자친구인 캐리 시먼즈와 고성과 비명이 뒤섞인 심한 말다툼을 벌였고, 이웃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보도됐다.
존슨은 이 사건과 관련한 질문에 함구하고 있으며, 이날 BBC 뉴스 인터뷰에서도 언급을 거부했다.
존슨은 또 경쟁자 헌트로부터 1대1 토론을 피한다는 이유로 '겁쟁이'로 공격받고 있다.
보수당 당대표는 약 16만명에 달하는 전체 보수당원의 우편 투표로 결정되며, 새 당대표는 다음 달 22일 시작하는 주에 선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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