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일수도 4일 그쳐, 북태평양 더운 공기층 확장 더딘 게 원인
(대구=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가끔 햇볕이 따갑고 덥긴 하지만 작년보다는 덜한 것 같네요."
대구에 사는 주부 이모(45·회사원)씨는 올해도 작년처럼 무더울 것으로 보고 지난달 초 일찌감치 에어컨을 꼼꼼히 청소했다.
그러나 6월도 막바지에 접어든 지금까지 한 번도 에어컨을 틀지 않았다. 선풍기만으로도 더위를 충분히 견딜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프리카'로 불릴 만큼 더운 대구지만 올해는 기세가 좀 덜한 느낌이다.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6월 대구 평균기온은 22.1도로 지난해 6월(23.6도)보다 1.5도, 낮 최고기온은 35.3도가 최고로 2017년 6월 낮 최고기온 기록(36.3도)과 비교하면 1도나 낮다.
1981∼2010년 30년간 평균기온을 뜻하는 평년 기온(22.8도)보다도 0.7도 낮다.
6월 폭염 일수 또한 2017년과 2018년 각각 7일씩이었지만 올해는 지금까지 4일에 그쳐 폭염도시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이처럼 6월 대구 더위가 예년에 못 미치는 것은 한반도 남쪽에 있는 덥고 습한 공기층이 기를 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기상당국의 설명이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6월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까지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차고 건조한 기단이 한반도 북쪽에 버티고 있다 보니 올라오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평년보다 비도 자주 내리면서 한낮 열기를 식혀준 것도 폭염을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이런 날씨 추세가 한여름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무더위 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더위가 덜한 것 같아도 대프리카 더위는 무시할 수 없다"며 "7, 8월에 평년 수준 이상의 폭염이 찾아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민들이 건강 관리 등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yong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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