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발 붉은 수돗물' 남의 일 아니다…경기 지자체 긴장모드

입력 2019-06-25 14:17  

'인천발 붉은 수돗물' 남의 일 아니다…경기 지자체 긴장모드
불안해진 시민 민원 일부 증가·지자체 수질검사 강화 분주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인천의 '붉은 수돗물' 사건 이후 시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 수돗물 수질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경기 군포시 급수팀의 한 공무원은 다음 달 중순 금정동 한양아파트 노후수도권관 교체공사를 앞두고 걱정이 많다.
일상적으로 시행하는 노후수도관 교체작업이지만, 올해는 공사 작업을 하다가 나올 수 있는 붉은 물로 인해 시민들의 불안과 민원이 커질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인천 서구·영종·강화 지역에 붉은 수돗물이 공급되는 사고가 발생하고 나서 인천시에 불어닥친 후폭풍이 남의 일 같지가 않은 이유도 있다.
붉은 수돗물 공급으로 인천지역 1만 가구와 150여개 학교가 피해를 봤을 뿐 아니라, 인천 시민들이 총체적인 대응부실에 대한 책임이 있다면서 박남춘 인천시장과 전 인천시상수도사업소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군포시는 9월 말 노후수도관 공사 완료를 앞두고 시민들에게 '공사후 수돗물 공급시 '적수(붉은 물)'가 나올 수 있으나 일시적인 현상이니 걱정하지 마시고 물을 틀어 흘려보내시면 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만들어 배포하기로 했다.
이처럼 인천발 '붉은 수돗물' 파문으로 경기도내 지자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우리가 먹는 수돗물을 괜찮은 거냐? 수질검사를 해달라"는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
용인시 수질검사팀에는 요 며칠 사이 "수돗물이 이상하다. 녹물이 나오는 것 같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수질검사팀 관계자는 "인천에서 수돗물 사건이 터지고 나서 전에 없던 수돗물 이상 관련 민원이 생겨나고 있다"라면서 "확인해보면 붉은 물이 아니지만, 염려하는 시민들에게 최대한 성심성의껏 설명을 하면서 안심시키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질검사팀은 수지의 한 아파트에 사는 시민이 국민신문고에 "붉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제보를 해 옴에 따라 조만간 이 가정을 찾아가 수질검사를 할 예정이다.
용인시는 말로 안심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수질검사를 강화하는 등 '붉은 수돗물' 사고의 선제적 방지에 나섰다.
용인시는 하루 1회 하던 정수장 법정 수질검사를 2회로 늘렸다. 정수장의 물을 떠서 잔류염도, 수소이온농도(ph), 세균 등 6가지 항목을 검사하고 있다.
수원시도 수돗물 관리 강화에 나섰다.
수원시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인천시 적수 사태 이후 전문가들과 대처방안을 논의했다"라며 "더 철저하게 상수도 관망을 관리하고 수질을 관리해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겠다"라고 시민들을 안심시켰다.
수원시 상수도사업소에는 시민이 요청하면 가정을 방문해 13개 항목의 수질검사를 해주는 '수돗물 안심확인제' 신청이 하루 평균 3∼4건 쇄도하고 있다.
경기도도 인천의 붉은 수돗물 사건이후 도내 31개 시·군에 붉은 수돗물 방지와 사고후 신속한 대처를 주문했다.
지난 21일 김희겸 행정1부지사 주재로 긴급 부시장·부군수 화상회의를 열어 도내 상수도 공급체계를 점검하고, 문제점이 확인되면 시·군과 협의해 신속하게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한 바 있다.
경기도에서는 현재 평택, 안산, 광주 등에서 붉은 수돗물 피해가 확인됐다.
hedgeho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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