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복심' 폼페이오, '차차기 대망론' 속 거취 딜레마

입력 2019-06-26 02:12  

'트럼프의 복심' 폼페이오, '차차기 대망론' 속 거취 딜레마
내년 상원의원 출마 러브콜 속 트럼프 곁 계속 머무를지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트럼프 곁에 계속 머물 것인가, 아니면 본인의 정치적 미래에 승부를 걸 것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거취를 놓고 내심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이다.
공화당 지도부로부터 '홈그라운드'인 캔자스 상원의원 선거 출마를 계속 요청받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캔자스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거쳐 지난해 3월 국무장관으로 발탁된 폼페이오 장관은 행정부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몇 안 되는 최고위 참모로 꼽힌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비롯한 이란 등 외교 사안을 총괄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 보좌하고 있다.
동시에 차차기인 2024년 대선의 잠룡으로 꼽히는 등 '정치적 야망'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5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의 딜레마'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미래의 대권 도전을 향한 길을 닦을 수 있는 상원의원 출마 문제를 조용히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폼페이오 장관은 공화당 입장에선 상원의원 선거의 필승카드인 동시에 항상 붕괴 직전에 있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그나마 가장 안정적인 국가 안보 분야 목소리의 역할을 해왔다"라며 "이것이 폼페이오 장관 및 그 진영으로선 큰 딜레마"라고 전했다.
내년 11월 3일 대선일에는 임기 6년의 상원의원 중 3분의 1도 동시에 뽑게 되는데 캔자스도 여기에 포함된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폼페이오 장관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해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쏟아지는 공화당의 '구애'에 대해 "현직에 충실히 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는 고사하고 있지만 자신의 정치 인생에 있어 다음 발걸음을 어떻게 옮길지를 놓고 조용히 숙고하고 있다고 지인들이 폴리티코에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몇달 안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신뢰받는 '보좌역'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대권 출마의 발판이 될 수 있는 캔자스 상원의원 출마로 방향을 틀 것인지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측 인사들은 국무장관으로 계속 남는 것이 행정부가 당면한 수많은 국제적 위기를 맞아 '애국적인' 임무를 다하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화당의 '상원 과반 사수'가 지상과제인 매코널 원내대표 등 당 인사들은 여전히 '폼페이오 상원의원 카드'를 계속 밀어붙일 듯한 흐름이다.
폴리티코는 실제 공화당 정치인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만큼 야심이 크고 '수직상승' 가능성이 높은 사람도 몇 안 된다며 만약 그가 상원의원 출마를 결심한다면 이는 2024년 대선 출마를 위한 서곡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일개 상원 초선의원으로 '전락'하는 것보다는 중량감 있는 국무장관직이 오히려 대권가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폼페이오 장관 본인 스스로 사석에서는 대권 출마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며 '대망론'을 숨기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폼페이오 장관은 올봄 그의 친구인 톰 코튼(공화·아칸소) 상원의원이 함께 공화당계 정책연구소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연례 만찬에 참석한 자리에서 대권 도전을 검토해봤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고 답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면서 그 자리에 있던 코튼 상원의원을 가리키며 "아마도 나는 저 사람과 맞불을 지도 모른다"고 '농담'을 던졌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의 동료들은 그가 이란과의 충돌 가능성 등 "현재 당면한 과제들에 집중하고 있으며 상원의원 출마가 자신과 공화당을 위해 '옳은 선택지'인지에 대해 시간을 두고 생각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하루 24시간, 1주 7일 동안" 연중무휴 모드로 일에 매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격동의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차지해온 비중을 감안할 때 그가 상원의원 출마로 최종 가닥을 잡을 경우 생길 공백에 대한 우려도 여권 진영에서 나오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이 경우 당장 내각에서' 대행'이 한명 더 늘어나게 되며 외교정책의 불안정성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내년 선거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우아한 출구 찾기' 전략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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