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백악관 대변인에 그리샴…트럼프 "환상적, 멜라니아가 행복해 해"
멜라니아 입김 커지나…백악관 파워게임 맞물려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입'에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대변인이 전격 발탁됐다.
그만큼 '퍼스트레이디'의 막강 파워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멜라니아 여사와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 부부간 파워게임 등과 맞물려 권력 핵심부 내 역학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물러나는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후임에 멜라니아 여사의 대변인인 스테파니 그리샴을 임명했다고 외신들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NYT) 그리샴 신임 대변인이 지난 3월 빌 샤인의 사임 후 공석이었던 공보국장을 겸임하는 동시에 멜라니아 여사와 관련해 해왔던 직도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백악관 대변인과 공보국장, 영부인 대변인 등 '3개 명함'을 갖게 된다는 것으로 보인다.
멜라니아 여사의 두터운 신임을 등에 업고 '퍼스트레이디' 업무를 관장하는 백악관 이스트 윙(동관)의 대변인에서 대통령 집무실 등이 있는 웨스트윙(서관)의 대변인으로 영향력을 대폭 넓히게 되는 것이다. 샌더스 대변인에 이어 다시 여성이 발탁, 트럼프 행정부 내 '우먼 파워'도 다시 보여주게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리샴 신임 대변인은 2017년 초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백악관 부대변인으로 일하다 3월 웨스트윙으로 옮기면서 멜라니아 여사의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
실제 그리샴 신임 대변인의 낙점 발표는 멜라니아 여사의 트윗을 통해 이뤄졌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스테파니 그리샴이 차기 백악관 대변인 겸 공보국장이 될 것이라는 걸 발표하게 돼 기쁘다. 그녀는 나와 2015년부터 함께 일 해왔다"며 그리샴 신임 대변인이 공보국장도 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과 나는 행정부와 우리나라를 위해 일할 이 이상의 적임자를 생각할 수 없다"며 "스테파니가 백악관의 양쪽 모두를 위해 일할 수 있게 돼 들뜬다"고 말했다.
그는 초대 대변인이었던 숀 스파이서, 그리고 샌더스 대변인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세 번째 백악관 대변인이 됐다. 그리샴 신임 대변인은 2016년 대선 초창기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일해 왔다.
그는 이번주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및 방한 일정을 수행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신임 대변인 인선과 관련, "스테파니는 처음부터 나와 함께 해 왔다. 그리고 지난 2년간 퍼스트레이디를 위해 일해 왔다. 그녀는 환상적인 일을 했고, 퍼스트레이디는 그녀를 사랑한다. 그녀는 매우 유능하다"며 대변인을 희망하는 사람이 여럿 있었지만 많은 이들이 스테파니를 추천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리샴 신임 대변인에 대해 "그녀는 실제로 미디어와 매우 잘 지낸다. 많은 언론계 사람들이 그녀를 매우 좋아한다. 그녀가 환상적이고 훌륭하게 일을 잘 해내리라 생각한다"며 "오늘 아침 직을 제안했고, 퍼스트레이디가 매우 행복해한다"고 밝혔다.
그리샴 신임 대변인의 기용으로 백악관 내에서 멜라니아 여사의 '입김'이 더욱 세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리샴 신임 대변인은 지난해 11·6 중간선거 직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미라 리카르델 부보좌관이 멜라니아 여사의 지시로 경질되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멜라니아 여사의 '실세 측근'으로 꼽힌다. '멜라니아의 비밀병기'라고 불릴 정도이다.
그리샴 신임 대변인은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해 6월 텍사스주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을 방문할 때 '나는 상관 안 해'라는 문구가 등에 적힌 재킷을 입었다가 구설에 오르자 "재킷은 재킷일 뿐"이라며 방어막을 치는 등 멜라니아 여사의 적극적인 방패막이 역할을 해왔다는 평을 받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트위터를 통해 샌더스 대변인의 사임을 알리며 아칸소 주지사 출마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인 2017년 7월 수석부대변인에서 대변인으로 승진 발탁된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 가운데 대표적인 충성파로 꼽혀왔으나, 오랫동안 정례 브리핑을 하지 않는가 하면 기자들과 잦은 마찰을 빚으면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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