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경쟁 "원태인이 워낙 잘하고 있잖아요"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경기도 가평 딸부잣집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정우영(20)은 누나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정우영은 누나가 5명 있다.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정우영은 "제가 막둥이다. 누나들이 다 잘 챙겨주신다. 큰 누나는 (류)제국(35) 선배와 나이가 같은데, 저를 키워주셨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2019년 신인으로 LG에 입단한 정우영은 1년 차에 프로야구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선수로 성장했다.
그는 2019 프로야구 KBO리그 올스타전 선정을 위한 팬 투표 2차 중간집계에서 37만2천552표를 받아 전체 3위를 달리고 있다. 나눔 올스타 중간투수 부문 후보인 그는 KBO리그 최초로 투수 부문 고졸 신인 베스트 선정을 노리고 있다.
올스타 집계 소식을 매일 접하고 있다는 정우영은 인기의 비결을 묻자 "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팬이 많은 LG의 신인이다 보니 다른 팀 팬들도 저를 많이 알게 돼서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정우영은 "기분은 좋다. 올스타전에 나가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는데, 고졸 투수로 처음이라는 기록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정우영은 키 193㎝에 늘씬한 '롱다리'를 자랑하며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실력은 더 많은 팬을 매료시킨다. LG의 핵심 불펜으로서 36경기 3승 3패 9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 중이다.
정우영은 올해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힌다. 라이벌이 있다면 삼성 라이온즈의 선발투수로 3승 4패 2홀드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 중인 원태인(19)이다.
정우영은 "태인이가 너무 잘하고 있다. 태인이는 신인왕 이야기를 할 때 저를 언급하더라"라고 웃으며 "매일 태인이와 이야기한다. 제가 태인이에게 '신인왕 네가 받아라'라고 하면, 태인이는 '나는 안 된다'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정우영은 "결국에는 팀 성적이 신인왕을 좌우하지 않을까"라며 "우리 둘은 다치지 않으면 계속 비슷비슷할 것 같다. 삼성이 5강에 오르느냐, LG의 성적이 떨어지지 않느냐 등이 관건"이라고 예상했다.
데뷔 후 지금까지 자신에게 '80점'을 주고 싶다는 정우영은 "준비를 많이 했고, 실패를 생각하지 않아서 잘 해온 것 같다. 주눅이 들지 않고 '무조건 잘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비결"이라고 말했다.
정우영은 태극마크의 꿈도 키워나가고 있다.
그는 "신인왕은 못 받아도 국가대표는 됐으면 좋겠다. 태인이에게도 '네가 신인왕 받고, 나는 국가대표 할게'라고 말하기도 했다"며 "일단 11월 프리미어12에 가고 싶다"고 희망을 드러냈다.
이어 "아무래도 대표팀이 더 좋지 않을까요? 신인왕도 평생 하나뿐인 타이틀이지만, 프로야구 전체에서 대표팀에 뽑히는 선수도 적으니"라고 말했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보고 야구 선수의 꿈을 키운 정우영이다.
신인으로서 밝은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는 정우영은 "차우찬 선배처럼 불펜이든 선발투수든 역할을 확실히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사실은 타자도 해보고 싶었다. 제 꿈은 타자"라며 '꿈 부자' 면모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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