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8월부터 '가정 내 흡연=가정폭력'…법 실효성 논란

입력 2019-06-2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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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8월부터 '가정 내 흡연=가정폭력'…법 실효성 논란
"담배 피우는 부모 고소?" "화성에서 피워야 하나" 냉소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이 오는 8월부터 가정 내 흡연을 가정폭력으로 간주하는 법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법의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가족제도 발전 및 보호 증진법'이 최근 왕실 관보에 실리면서 오는 8월 20일부터 효력을 발휘하게 됐다.
가정폭력 예방 및 가족 구성원의 행복 보호를 목표로 하는 이 법에서 가정 내 흡연은 그로 인해 발생하는 건강 및 사회적 문제 때문에 '가정폭력'으로 간주한다.
럿빤야 부라나반딧 여성문제 및 가족개발국 국장은 "아이들과 배우자가 흡연자 곁에 가까이 오지 않으려 한다면 가정 내 흡연이 가족 관계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가족 구성원들은 또 간접흡연으로 고통을 겪을 수도 있다"고 법의 취지를 설명했다.
가족 구성원들이 가정 내 간접흡연으로 건강에 고통을 겪은 사실이 발견된다면 흡연자는 이 법에 따라 법정에 설 수도 있다.
럿빤야 국장은 이 경우 가정 내 흡연자가 재판에서 어떻게 처벌받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면서도, 법원이 재활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간접흡연의 폐해를 줄일 수 있다며 긍정적 평가하는 의견도 있지만, 법 실효성에 대한 냉소적 반응이 적지 않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한 네티즌은 페이스북에 "그러니까 내가 아빠를 고소해야 한다는 건가?"라고 적었고, 다른 페이스북 사용자는 "흡연자는 아니지만 어떻게 이런 법을 생각해 냈나. 집에서조차 담배를 못 피우면, 화성에서 피워야 하나"라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자는 인터넷 매체 카오솟과 인터뷰에서 "어떤 아이가 자기 아빠나 엄마를 집 안에서 담배를 피웠다고 고소하겠느냐"면서 "비현실적인 말도 안 되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태국에서는 식당, 쇼핑몰, 대중교통 그리고 해변 등 80여개 장소가 금연 구역으로 정해져 있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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