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5년간 검거된 관련 사건 중 69%는 아동 부모나 친척이 범인"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필리핀에서 음란물에 출연하는 아동의 3분의 2는 친부모 등의 가족이나 친척의 손에 음란물 시장에 내몰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영국 BBC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 인권보호단체인 '국제정의단'(IJM)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필리핀 경찰이 적발한 약 150건의 아동 음란물 관련 사건 중 69%에서 용의자가 아동의 부모나 친척인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은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아동 음란물 문제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서방의 구매자들이 아동 음란물 제작에 돈을 지불하면서 문제를 키우고 있으며, 이 같은 음란물 제작에 연루된 이들 중 상당수는 가난해서 그 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고 BBC는 전했다.
문제는 또 피해 아동의 나이대가 점점 어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IJM의 필리핀지부 대표인 샘 이노센시오는 "(피해 아동의) 절반 가까이가 12살 이하"라며 "생후 6개월 된 아이를 구출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보고된 온라인 아동 음란물 의심 건수는 5년 전 10만여건에서 지난해 무려 1천800만건 이상으로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국제실종·착취아동센터(ICMEC)는 분석했다.
급증하는 아동 음란물 문제에 대해 필리핀 정부는 나름대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
올해 초 필리핀 경찰은 영국, 호주 경찰의 자금과 훈련 지원을 받아 수도인 마닐라에 아동학대방지센터를 새로 만들었다.
하지만 필리핀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BBC에 이는 잘 드러나지 않는 범죄라서 우리가 이를 크게 줄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아이들이 받은 상처를 생각하면 사회적 비용이 얼마나 될지 두렵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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