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8사단, 의정부에서 '살신성인' 포병 용사 추모

입력 2019-06-26 16:43  

육군 8사단, 의정부에서 '살신성인' 포병 용사 추모

(의정부=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대전차포가 아닌 야포로 직접 조준해 전차를 파괴한 것은 세계 전쟁사에서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육군 8기계화보병사단은 26일 경기도 의정부시 자일동 의정부지구전투기념비에서 축석령 전투 추모식을 열었다.
축석령 전투는 한국전쟁 초기 축석고개에서 국군 제2포병대대(8사단 50포병대대 전신)와 북한군 3사단 105전차여단이 벌인 전투다.
축석고개는 의정부시와 포천시의 경계이자 서울과 원산을 잇는 43번 국도의 요충지다. 이곳을 빼앗기면 창동 일대를 비롯한 서울 북부 지역까지 함락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전사에 따르면 2포병대대는 육군본부의 명령을 받아 1950년 6월 26일 오전 1시 서울 용산의 주둔지를 출발해 의정부시 자일동 축석고개에 배치됐다.
대대장 김풍익 소령은 105㎜ 야포의 화력으로 남하하는 T-34 전차를 직접 상대하기로 결심하고 43번 국도 인근에 포 한대를 끌고 나와 포대장 장세풍 대위와 대기했다.
오전 9시 10분께 이들의 눈 앞에 전차를 앞세워 도로를 따라 남하하는 북한군이 보이기 시작했다.
김 소령은 선두 전차가 100여m까지 접근할 때까지 기다려 직접 조준 사격으로 첫 탄을 전차 궤도에 명중시켰다.
전차는 비틀거리며 도로변으로 미끄러졌고 북한군은 남하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어 이들은 두번째 탄을 장전했으나 뒤따르던 T-34 전차의 사격으로 현장에서 김 소령과 장 대위를 비롯한 부대원 11명은 모두 전사하고 말았다.
북한군이 진격을 멈추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2포병대대의 나머지 포들은 이곳에 화력을 집중해 포탄을 퍼부었다.
이에 위협을 느낀 북한군은 우회 진로를 찾기 위해 축석령 북쪽으로 물러났다.
군은 "의정부지구 전투는 북한군의 남하를 지연시키고 국군이 한강 이남 방어선을 만드는 시간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육군 포병학교에는 이들의 무공을 기리기 위한 동상이 세워져 있다.
이날 열린 추모식에는 축석령 전투 참전용사 유가족과 8사단 장병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함희성 8사단장은 "포병 결사대원들의 정신을 본받아 조국의 자유와 평화를 강한 힘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andphotod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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