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훨씬 구위 좋아져…앞으로 이기는 경기하겠다"
(부산=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안경 에이스' 박세웅(24)은 복귀전에서 직구 최고 시속이 150㎞까지 나왔다.
2017년 그를 12승 투수로 만들고, 최동원-염종석의 계보를 잇는 '안경 에이스'라는 애칭을 선사했던 그 구위로 돌아왔다.
박세웅은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복귀전 결과를 떠나서 70개 이상의 공을 던졌는데도 몸 상태가 괜찮다"며 "작년보다 훨씬 구위가 좋아진 점도 긍정적"이라고 자평했다.
박세웅은 전날 kt wiz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8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 한 뒤 진명호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교체됐다.
박세웅은 프로 3년 차이던 2017년 12승 6패에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하며 롯데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했다.
롯데 팬들은 최동원-염종석의 뒤를 잇는 '안경 에이스'의 재림이라며 뜨겁게 환영했다. 하지만 그해 박세웅의 투구 수는 지나치게 많았다.
박세웅은 2017년 정규리그 28경기에서 171⅓이닝을 소화하며 2천812개의 공을 던졌다. 리그에서 11번째로 많은 수치였다.
박세웅은 당시 프로 3년 차 신인이었음에도 리그를 주름잡는 에이스들 못지않게 많은 공을 던졌다.
혹사의 영향으로 팔꿈치에 문제가 생겼다. 수술 없이 재활을 마친 뒤 지난해 늦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구위는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박세웅은 지난해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두 번째 재활에 들어갔다.
8개월여 만의 복귀전에서 박세웅은 결과는 썩 좋지 않았지만, 전성기 때의 구위를 확인한 것만으로도 소득은 적지 않았다.
박세웅의 이날 직구 최고 시속은 150㎞까지 나왔다. 투구 수 72개 중 스트라이크가 45개일 정도로 자신감 있게 공을 던졌다.
수비 도움을 얻지 못해 실점이 늘어났을 뿐 구위 자체는 전성기 시절을 방불케 했다.
그는 "재활을 한 선수 중 다시 통증이 재발해서 재활을 중단하고 원점으로 돌아가는 선수들도 봤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아 힘들진 않았다. 처음 공을 던졌을 때부터 아프지 않고 깨끗하게 던질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박세웅은 건강한 몸과 함께 새로운 무기를 장착해서 돌아왔다. 바로 슬라이더다.
양상문 감독은 "불펜 피칭 때 보니 슬라이더가 굉장히 좋았다"며 "과장을 조금 보태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마무리(켄리 얀선)의 컷패스트볼처럼 각이 예리하게 떨어지더라"고 극찬했다.
박세웅 역시 슬라이더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예전에는 슬라이더를 휘어 나가게 던지려고 했는데, 지금은 낙폭이 짧더라도 힘있게 던지려고 노력한다"며 "어제 경기에서도 슬라이더에 땅볼 타구가 많이 나와서 앞으로 사용 빈도를 높여도 될 것 같다"고 했다.
박세웅은 "어제는 투구 수도 정해져 있었고 첫 등판이어서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일단 구위를 확인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앞으로는 이기는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재활을 하다 보니까 1군에서 공 던진다는 게 소중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고, 간절함도 생겼다"며 "이제 복귀했으니까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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