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보고관 "브라질, 기후변화 문제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유엔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정부의 아마존 열대우림 개발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유엔인권이사회는 보고서를 통해 보우소나루 정부의 정책이 기후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에 반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보우소나루 정부가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 광산 개발을 확대하고 원주민 보호구역을 축소하는가 하면 환경보호기관의 역할을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사회의 필립 올스턴 빈곤문제 특별보고관은 "기후변화 문제에서 브라질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의 내용에 대해 브라질 대통령실과 환경부는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은 채 언급을 피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투자 유치, 고용 확대 등을 내세워 환경보호보다는 개발을 우선하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환경법을 위반한 기업에 대해 벌금을 감면하는가 하면 아마존 열대우림 원주민 보호구역 내에서 광산 개발을 허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환경운동가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제시한 '환경보호와 개발의 조화'라는 정책 기조에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국립공원 민영화와 무리한 인프라 사업을 통해 열대우림 파괴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브라질은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위해 국제사회의 기부를 통해 조성되는 '아마존 기금' 운영방식을 놓고 노르웨이·독일과 논란을 벌이고 있다.
브라질 환경부는 아마존 기금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100여 개 사업을 분석한 결과 일부 편법 운용이 의심된다며 기금 운용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마존 기금운용위원회 참여 인원을 줄이고, 삼림보호구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다른 곳으로 이전시키는 계획 등에 기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아마존 기금의 주요 공여국인 노르웨이와 독일 정부는 기금 운용방식 변경에 반대하고 있다. 노르웨이와 독일의 공여가 전체 아마존 기금의 99%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브라질 정부와 마찰이 계속되면 기금 자체가 존폐 위기에 빠질 수 있다.
현재까지 조성된 아마존 기금은 31억 헤알(약 9천억 원)이며 이 가운데 노르웨이가 93.3%, 독일이 6.2%,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가 0.5%를 냈다. 아마존 기금 운용·관리는 브라질 국영 경제사회개발은행(BNDES)이 맡고 있다.
'지구의 허파'로 일컬어지는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가이아나, 페루, 수리남, 베네수엘라 등 남미 8개국에 걸쳐 있으며 전체 넓이는 750만㎢에 달한다.
아마존 열대우림에는 지구 생물 종의 3분의 1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루 안데스 지역에서 시작해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을 가로질러 브라질 대서양 연안까지 이어지는 하천의 길이는 총 6천90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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