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민선 7기 취임 1년을 맞아 27일 가진 기자회견의 처음과 끝은 '공정'이었다.
10분 안팎 읽은 6쪽짜리 기자회견문에만 '공정'이란 단어가 23차례 언급됐고 반대어인 '불공정' 표현까지 포함하면 27차례나 들어가 있다.
회견문 제목부터 '규칙을 지키면 이익 보는 사회, 경기도가 만드는 공정한 세상입니다'로 시작해서 "지난 1년 경기도는 공정, 평화, 복지의 기틀을 닦기 위해 쉼 없이 달렸다. 그중에서도 최우선 가치는 공정이었다"고 운은 뗀 뒤 "세상이 공정해지면 내 삶이 바뀌고 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을 경기도에서 입증해 보이겠다"며 마무리할 때까지 시종 공정이라는 키워드가 관통했다.
특히 중간 소제목도 ▲공정은 시대적 소명이다 ▲지난 1년은 공정의 씨앗을 심는 시간이었다 ▲공정의 가치는 복지정책에도 녹아 있다 ▲공정의 가치는 균형발전 정책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부동산 문제에서도 공정의 원칙을 지켜나가고 있다 ▲공정의 가치는 경기도 조직 안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공정세상에 대한 경기도의 열망이 대한민국을 바꾸고 있다 ▲지속가능한 공정성장으로 내 삶에 힘이 되는 경기도가 되겠다 등으로 '기승전, 공정'이었다.
회견문 낭독 이후 가진 1시간반에 걸친 질의응답에서도 20여 차례나 공정을 언급했다.
이 지사는 공정가치에 천착하는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이라고 답변하면서 "힘센 사람, 많이 가진 사람의 횡포가 허용되는 사회는 결국 무너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생산수단의 독점, 이익의 독점이 심해질 경우 체제가 위기를 겪고 심지어 붕괴했다"며 "전체의 몫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공정한 기회, 공정한 경쟁, 공정한 배분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공정 가치를 적용한, 가장 애착이 가는 정책으로는 특별사법경찰관 활동 강화를 꼽았다.
이 지사 취임 이후 경기도 특별사법경찰관은 수사 영역이 6개에서 23개로 확대되고 인력도 101명에서 173명으로 늘었다.
공정가치는 공무원 인사에도 적용했다.
그는 "열심히 하고 실적을 내는 사람은 우대하고 게으름 피우고 무능한 사람에겐 상응한 책임을 묻는 것, 신상필벌 해야 한다"며 "인사가 만사"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은 40석을 갖춘 도청 브리핑룸이 일찌감치 만원을 이룬 상태에서 회견문 낭독과 질의응답을 합쳐 1시 45분 정도 진행됐다.
15명이 질문 기회를 얻었는데, 이 지사는 '끝장 회견'이라도 하려는 듯 "하시고 싶은 말 다 하시라"고 질문을 막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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