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안면인식 등 동원해 성향 분석·빅데이터 축적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마카오 카지노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객 관리에 나섰다. 고객 성향을 수집해 누가 카지노에서 돈을 많이 잃어줄 '귀한 손님'인지 알아내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26일(현지시간) 마카오 카지노들이 몰래카메라, 안면인식 기술, 무선정보 인식장치(RFID) 기술이 적용된 게임용 칩과 테이블 등을 고객 성향 분석에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기 불황과 규제 당국의 감시로 업계의 성장이 둔화하자 카지노들이 고객 관리에 최첨단 감시 체계까지 동원한 것이다.
마카오의 카지노 라스베이거스 샌즈와 엠지엠(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은 이미 이런 기술이 적용된 게임 테이블 수백개를 배치했고 샌즈는 추가로 1천개 이상의 테이블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 외에도 윈(Wynn) 마카오, 갤럭시 엔터테인먼트, 멜코 리조트&엔터테인먼트 등 마카오의 대형 카지노 업체들도 기술 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지노에서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RFID 칩을 사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이는 대부분 보안이나 부정행위를 감시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마카오 카지노들은 한발 더 나아가 모든 고객을 추적하고 등급까지 매겨 고객 데이터의 보물창고를 만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마카오 카지노는 기술을 이용해 고객이 카지노에서 보내는 시간, 베팅 규모, 위험 성향, 승률, 남은 칩, 과거 부정직한 행위, 순자산 등을 수집한다.
배팅액이 큰 '거물' 고객이 카지노에 등장하면 숨겨진 카메라가 얼굴을 비춰 안면인식 기술로 고객을 확인하고 카지노는 그 즉시 고객 쪽으로 직원을 파견해 서비스하는 식이다.
선시티 그룹의 앤드류 로 상무이사는 "잃을 여유가 있는 사람들과 돈을 잃었을 때 게임을 더 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당연히 공짜로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기술은 딜러와 고객 간 공모, 사기 등을 방지하고 딜러의 속도와 정확도를 추적해 성과관리 도구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개인정보침해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와 법 집행 당국이 카지노가 수집한 데이터에 접근하려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 컨설팅업체 아이가미엑스(IGamiX)의 매니징 파트너 벤 리는 "신기술로 활동 범위를 추적할 수 있는 사람들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chi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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