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참석자가 앉아있는 회의실 의자의 엉덩이 부분을 진동시키면 발언자 교대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장차 인공지능(AI)이 의자를 진동시키는 타이밍을 판단하게 하면 길고 지루해지기 쉬운 회의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쿄(東京)도시대대학 연구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최근 정보처리학회 학술지에 발표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7일 전했다.
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이끌어 내기 위한 연구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나 회의실 벽에 참가자 개개인의 발언시간 등을 표시하는 기존 방법은 참석자의 주의를 분산시켜 회의 효율을 높이는데는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팀은 2017년 봄 사무용 가구메이커인 이토키에서 실제 사내회의중에 의자를 진동시키는 실험을 했다. 연구원이 밖에서 회의를 지켜보다가 발언자를 슬슬 바꿨으면 좋겠다고 판단하면 스마트폰의 진동과 같은 장치로 의자의 않는 부분을 진동시키는 방법으로 회의 참석자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신호를 보내는 대상 등 조건을 바꿔 가면서 비교한 결과 참석자 전원의 의자를 진동시키는게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의자를 진동시킨 10초후에 60%의 확률로 발언자가 바뀌었다. 발언중인 사람의 의자만 진동시켰을 때는 발언자 교대확률이 40%, 연구자가 다음 발언자로 지목한 사람의 의자만 진동시켰을 때는 확률이 20%에 그쳤다. 발언자 교대를 희망한다는 신호로 회의실 천정의 조명을 점멸한 경우 교대 확률은 40% 정도였다.
연구팀의 이치노 준코(市野順子) 교수는 "참석자 전원의 의자를 진동시키면 그룹에 공유의식이 생겨 각자가 '자신과 관계있는 일'로 인식, 회의에 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자가 다음 발언자로 지목한 사람의 의자만을 진동시키는 실험에 참가한 참석자는 "(내가 발언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이 (내 의자가 진동한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팀은 앞으로 의자를 진동시키는 타이밍을 인공지능이 판단하도록 하는 회의실 시스템 개발 연구를 할 계획이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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