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할 말 많지만 어떤 이야기 하더라도 대항하는 것이 힘들다"
학생들 "자사고 학생, 대학 잘 가는 건 열심히 하기 때문" 볼멘소리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유일 자율형 사립고인 해운대고등학교에 대해 자사고 재지정이 취소되자 학교 측은 유감의 뜻을 밝히며 반발했다.
박우상 해운대고 교감은 27일 "지난 16년 동안 부산을 대표하는 유일한 자사고로서 정부의 교육정책을 존중하며 학교 교육의 질적 수준 제고를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그런데도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오게 돼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지금도 최선을 다해 공부하는 학생들, 우리 학교를 신뢰하고 선택해 주시고 최선을 다해 학교 일에 앞장서 주신 학부모님, 모교를 사랑하는 동문께서 상처를 받지 않을까 하는 점"이라고 전했다.
또 "고교체제 개편이라는 강력한 정부 정책에 단위학교가 대응하기란 역부족이지만, 이번 사안에 대해 학교는 학부모, 학생 동문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학교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대응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아직 공문을 받지 못했지만 7월 8일에 청문회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절차에 따라 응하도록 하겠고 다른 부분이 있다면 그때그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교육청의 기준과 항목별 점수에 대해서는 "할 말은 많지만 아무리 어떤 입장을 이야기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정부에 대항하는 것이 힘들다"면서 "내부적으로 다른 어떤 결론이 나면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이선에서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박 교감은 교육청 처분에 대해 유감의 뜻은 밝히면서도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표현을 순화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학교는 어수선한 분위에 휩싸였다.
학생들은 쉬는 시간에 복도로 몰려나와 해당 주제에 대해 심각하게 이야기했다.
1학년 이모 군은 "자사고 학생들이 다른 일반고 학생보다 대학을 잘 가는 것은 학교 어드벤테이지도 물론 있겠지만, 열심히 하기 때문이라는 게 우리들 생각이다"라면서 "올해와 지난해 재학생 모집에 미달이 나면서 어쩌면 탈락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현실화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2학년 박모 군은 "일반고로 전환되면 지금 재학생들이 손해를 보는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부산시교육청이 매긴 점수가 우리 학교의 점수로 낙인이 되면 대학들에 안 좋은 학교로 낙인이 되고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운대고등학교는 1980년 설립됐다.
현재 자율형 사립고의 전신인 자립형 사립고로 2001년 지정됐다.
당시 국민정부 시절 고교 평준화에 대한 보완 정책으로 등장한 것이 자립형 사립고다.
일명 '1기 자사고' 중 하나다.
이후 이명박 정부 시절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할 때인 2009년 8월 지금의 자율형 사립고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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