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도루·12홈런…김하성 "2번 타자니까, 잘 뛰고 잘 쳐야죠"

입력 2019-06-27 22:00  

16도루·12홈런…김하성 "2번 타자니까, 잘 뛰고 잘 쳐야죠"
"강정호 선배께 조언 구하며 타격 자세 변화도 택해"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하성(24·키움 히어로즈)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멀리 치는 능력은 변함이 없다.
김하성은 27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2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결승 3점포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3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0-1로 뒤진 1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전 안타를 친 김하성은 곧바로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이정후의 중전 안타 때 홈을 밟았다. 2-2로 맞선 7회 2사 1, 3루에서는 KIA 잠수함 박준표의 시속 115㎞ 커브를 받아쳐 왼쪽 담을 넘어가는 결승 3점 아치를 그렸다. 키움은 8-2로 승리했다.
16번째 도루와 12호 홈런을 동시에 친 김하성은 20홈런·20도루 달성 가능성을 한껏 키웠다.
그는 2016년 20홈런·28도루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를 달성할 기회는 있었다. 그러나 2017년과 2018년에 김하성은 클린업 트리오에서 활약했다. 도루 시도 자체를 줄였다.
김하성은 2017년 23홈런·16도루, 2018년 20홈런·8도루를 기록했다.
올해 김하성은 주로 2번 타순에 선다.
김하성은 "타순에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2번에서는 중심 타선에 득점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조재영 주루코치님의 도움 속에 적극적으로 도루를 시도한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이날 도루를 추가하며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라섰다. 도루 18개를 성공한 1위 박찬호(KIA)와 2개 차다.
김하성은 공인구 반발력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홈런을 꾸준히 생산하고 있다.



관건은 '체력 유지'다.
김하성은 "지난해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내다가, 후반기에 성적이 뚝 떨어졌다"고 곱씹으며 "그때 많은 생각을 했고, 올해도 체력을 유지하고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김하성은 전반기에 타율 0.329로 활약했지만, 후반기에는 타율이 0.217로 뚝 떨어졌다.
김하성은 "지난해에는 손 부상을 당하기도 했고, 아시안게임 등에 신경을 쓰다 보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후반기에 체력이 떨어졌다"며 "올해는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후반기에도 지금의 체력을 유지하려면 운동 기구를 열심히 들어야 한다"고 했다.
한창 경기가 열리는 중에도 틈을 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느라, 몸은 고되다. 그러나 과감하게 택한 타격 자세에 익숙해지면서 마음은 편안해졌다.
김하성은 올해 배트 노브(손잡이 끝)를 손바닥으로 감싼다. 노브가 손날에 닿는 게 아닌 손바닥 안에 자리하면서 실제 타격할 수 있는 길이는 더 길어졌다. 김하성은 "33.5인치 배트를 쓰면서 34인치의 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히어로즈에서 뛸 때 즐겨 쓰던 방법이다.
김하성은 "사실 기존 타격 자세로도 타율 2할대 후반, 20홈런 정도를 칠 수 있는데 변화를 택하는 게 두려웠다. 그런데 강정호 선배가 '과감하게 해보라'고 조언하셨다. 지금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과감한 변화를 택하고, 꾸준히 준비한 2019시즌의 김하성은 타율 0.316의 정교한 타격을 유지하며 장타와 주력까지 뽐내고 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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