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고 우려에도 관리 제각각, 처방도 땜질 수준
지자체별 집계 기준도 달라…복구·관리 기준 통일 시급
"포트홀 밟으면 핸들 꼭 붙잡고 지나가야…급정지는 안 돼"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차근호 기자 = 이틀간 쏟아진 장맛비에 부산 곳곳에 '도로 위 지뢰'라 불리는 포트홀(도로 파임)이 발생, 차량 타이어가 파손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27일 오후와 28일 새벽 사이 부산 강서구 도로에서 포트홀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낙동남로 편도 4차선에서는 포트홀 4개가 발견됐다.
깊이는 5∼10㎝로 3개는 지름이 30㎝가량, 하나는 지름이 1m에 달했다.
이 포트홀로 인해 달리던 차량 타이어가 찢어지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가락대로 봉림 지하차도 주변에서도 수개의 포트홀이 도로 한복판에서 연속적으로 발견됐다.
가락대로 미음마을 앞에서도 포트홀 여러 개가 나왔다.
구는 포트홀이 동시다발로 발생하자 지역을 순찰하며 메우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에는 부산 해운대구에서 잇따라 포트홀이 발생해 운전자들이 불안에 떨었다.
반여농산물시장 인근 도로에는 지름 60㎝가량 포트홀이 발생해 차량 5대 타이어가 파손됐다.
또 좌동 환경공단 앞 사거리에서도 가로 3m, 세로 10m, 깊이 30㎝가량 크기 대형 포트홀이 발생해 도로가 통제됐다.
최근 개통한 해운대 중앙버스전용차로에서도 땅 꺼짐 현상이 6일 만에 또 발생해 버스가 우회하기도 했다.
포트홀은 도로포장 노후화 또는 균열에 생긴 틈으로 빗물이 스며들면서 표면이 부분적으로 움푹 떨어져 나가 패인 구멍이다.
포트홀에 빗물이 고이면 맨눈으로 식별이 곤란해 피하기가 어려울뿐더러 밟고 지나가면서 차량 훼손과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도로 위 지뢰'로 불린다.
부산은 노후도로가 많고 컨테이너 트레일러 등 화물차량이 많이 다녀 포트홀 발생이 더 빈번히 일어난다.
해운대 중앙버스전용차로의 경우 최근 포장을 마친 도로여서 노후보다는 포장공사 부실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포트홀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체계적인 관리나 명확한 매뉴얼은 사실상 없다.
도로 순찰팀이 신고를 받고 출동하거나 순찰 중 포트홀을 발견하면 구멍 난 도로를 메우는 땜질 처방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포트홀이 몇 개 발생했는지 통계를 내는 방법부터 복구 기준까지 관리 주체인 지자체마다 제각각이다.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해운대구는 1천100건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북구는 7건, 사하구는 5건으로 차이가 크다.
북구 관계자는 "도로에서 발생하는 모든 포트홀을 다 집계하면 일 년에도 수천개가 넘어 해운대처럼 통계가 나온다"며 "북구는 도로 침하 발생지도를 제작해 싱크홀과 포트홀을 관리하고 있는데 도로를 재포장해야 하는 기준인 1㎡ 이상 포트홀만 통계 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로를 재포장 할지 땜질 처방만 할지 명확한 기준도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싱크홀보다 포트홀에 대한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워낙 많이 발생하다 보니 관리 시기와 주체, 방안을 명확히 한 통일 방안이 없다"며 "관리기준 통일이나 매뉴얼 제작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포트홀을 위를 지나갈 때 놀라서 급정지하거나 핸들을 꺾으면 자칫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속도를 줄여서 운행하면 웬만한 포트홀을 피해 없이 지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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