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회담서 거론 주목…아베 총리, 시진핑과 회담서 홍콩 문제 등 거론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미국 상원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구르족 인권탄압 의혹을 받는 중국을 제재할 것을 촉구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상원의원 7명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 행정부가 무역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 제재의 이행을 늦추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SCMP 등은 신장 위구르족 인권탄압에 책임이 있는 중국 공산당 간부들을 제재하기 위한 법안이 마련됐으나, 무역협상을 망칠 것을 우려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이를 저지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신장웨이우얼 자치구는 1천100만 명의 위구르족 이슬람교도가 거주하는 지역으로, 2017년부터 중국 정부가 위구르인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최대 100만 명을 강제수용소에 구금했다는 언론과 국제기구의 고발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마그니츠키법은 인권을 유린하는 외국인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입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서한은 "언론 보도가 정확하다면 사안의 중대함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것"이라며 "이러한 지독한 인권탄압에 대처하지 못한다는 것은 미국의 도덕적 리더십을 약화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이는 권위주의 정부가 아무런 처벌 없이 (인권탄압을) 저지를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우리는 행정부가 즉각 행동에 나서 인권침해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서한에는 민주당 대선주자로 꼽히는 엘리자베스 워런, 버니 샌더스 의원 등이 서명했다.
이들이 이러한 서한을 보낸 것은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무역 담판'을 벌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위구르족 인권탄압 문제를 거론하라는 압력을 넣는 것으로 읽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시 주석에게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하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홍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위구르족 등 중국 내 소수민족 문제도 거론했다.
이는 중국 중앙정부가 지지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해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홍콩 시민에 대한 성원의 의미를 담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위구르족 인권탄압 문제 등을 거론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브리핑에서 "중국 당국자들에게 중국 내 인권 문제를 수차례 거론했다"고 강조하면서도 무역회담에서 이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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