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적거나 비슷한 수준" 전망…보 개방 효과 논란도 되풀이될 듯
(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본격적인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최근 낙동강 창녕함안보 구간에 조류경보가 발령되는 등 녹조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29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3시 낙동강 함안보 구간에 전국 첫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조류경보제 관심 단계는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2주 연속 1천개를 넘기면 발령된다.
함안보의 경우 2016년 5월 31일, 2017년 6월 14일, 2018년 6월 14일 각각 조류경보가 처음 발령되는 등 낙동강 일대에서는 주로 5월 말에서 6월 초 녹조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보다 보름에서 닷새가량 늦게 조류경보가 발령되면서 관계 부처와 전문가들은 녹조 피해가 예년보다 적거나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늦은 6월부터 녹조가 생기면 장마 시기와 겹칠 가능성이 커 조류 개체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록적인 폭염이 덮친 작년 8월 22일 합천창녕보 남조류 세포 수가 4대강 역대 최고치인 126만4천52개/㎖까지 치솟아 녹조 창궐에 대한 우려가 컸다.
그러나 때마침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며 조류경보 발생일수가 단축됐다.
최근 3년간 함안보 조류경보 총 발생일수를 살펴보면 2016년 112일, 2017년 182일에서 2018년 71일로 급감한 것을 알 수 있다.
진주 진양호도 2017년 161일에서 2018년 71일로 크게 줄었다.
낙동강청 관계자는 "조류경보가 5∼15일 늦게 발령된 게 외부에서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 있으나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장마와 조류경보 발령 시기가 겹치면 많은 비로 인해 녹조가 쓸려내려 가면서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같은 경우 너무 더워 녹조 농도가 예년과 비교해 높았으나 태풍 시기와 맞물린 덕분에 발생일수가 단축됐다"며 "다만 기후 등 변수가 너무 많아 섣부른 예측이 힘들며 다른 조건이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올해 녹조는 평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남권 주민들의 먹는 물 안전에 비상이 걸리자 낙동강청은 폐수배출시설 특별점검 등 오염원 관리를 철저히 하고 오염물질의 강 유입을 최소화하려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낙동강 보를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해마다 반복되는 녹조 피해를 줄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낙동강경남네트워크 관계자는 "물흐름이 정체된 낙동강 곳곳에서 녹조 알갱이가 퍼지고 있으나 수문을 개방한 금강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수질은 양호하다"며 "수문을 열어 물이 흐르게 만들어야 녹조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환경부도 작년 말 낙동강 하류 4개 보를 개방한 결과 겨울 녹조가 줄고 우려와 달리 농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보 개방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영남대학교 환경공학과 정진영 교수는 "녹조 발생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큰 요인은 날씨와 강수량으로 특히 비가 많이 내리면 녹조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며 "보를 개방하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으나 단지 이로 인해 녹조가 사라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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