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A씨는 2017년 6월 미국 휴스턴으로 향하는 저비용항공사(LCC)의 왕복항공권 4매를 구매했다.
그러나 항공사는 석 달 뒤인 9월 휴스턴 노선 운행이 일시 중단돼 항공권 변경이 필요하다고 통보했고, 다음날 출발·도착지를 댈러스로 변경했다.
휴스턴 직항을 원했던 A씨는 경유 편을 이용해야 하는 등 손해를 봤다며 환불을 요구했지만, 절반도 안 되는 금액만 환불해주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저가 항공사를 이용하는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소비자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30일 한국소비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 6곳 중 지난해 이용자 100만명당 피해구제 신청이 가장 많았던 곳은 에어서울로 26.2건에 달했다.
티웨이항공이 10.3건으로 뒤를 이었고 진에어와 이스타항공이 각각 9.7건, 제주항공이 8.3건으로 집계됐다. 에어부산은 100만명당 2.9건이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도 에어서울이 19.2건으로 가장 많았고 ▲티웨이항공 3.9건▲진에어 3.4건 ▲이스타항공 3건 ▲제주항공 2.9건 ▲에어부산 1.9건으로 거의 같은 순위를 보였다.
A씨의 사례 외에도 수화물 운반 중 가방이 파손됐지만 배상을 거절당하거나, 기체결함으로 인한 결항으로 예약한 해외 숙소를 제때 이용하지 못했지만 배상받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해외여행 관련 소비자 피해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2014년 706건이었던 피해구제 신청은 지난해 977건으로 5년 사이에 38% 증가했다. 올해 들어 5월까지도 391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업체별로는 하나투어가 544건으로 가장 많았고 모두투어네트워크 447건, 노랑풍선 327건, 참좋은여행 251건 순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4천651건 가운데 대부분인 3천746건은 위약금 등 계약 관련 피해로 분석됐다.
현지 가이드의 안내 오류로 비행기를 놓쳐 호텔에 비용이 더 들어간 경우, 가이드가 제때 도착하지 않아 일정이 지연된 사례, 소비자 요구를 거절한 무리한 일정의 강행, 소비자의 동의 없는 선택 관광 강요 사례 등이 있었다.
피해구제 신청의 49%는 실질적인 피해보상이 아닌 정보제공이나 상담, 조정신청 등으로 마무리됐다.
이태규 의원은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여행을 위해 선택한 저가 항공사나 여행사에서 부당한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며 "과도한 저가경쟁은 여행사들이 수익구조를 맞추기 위한 행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소비자 보호를 위한 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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