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에트 코헨, 아우슈비츠서 강제노역…귀환 당시 체중 35㎏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 돌아온 최고령 프랑스인 앙리에트 코헨이 10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프랑스 유대인대표자기구(Crif)는 28일(현지시간) 코헨이 지난 24일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유대인인 코헨은 27살 때이던 1944년 5월 마르세유 인근 살롱 드 프로방스 지방에서 나치의 비밀경찰인 게슈타포에 의해 시어머니와 함께 체포됐다. 남편과 두 딸은 시골의 농가에 은거해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가 강제 노역에 동원된 코헨과 달리 시어머니는 곧바로 가스실로 직행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추위와 배고픔, 심각한 노역을 버텨낸 코헨은 종전 후 1945년 1월 프랑스로 돌아왔지만, 체중이 35㎏에 불과할 정도로 약해진 상태였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남편과 두 딸과 재회했고, 천천히 건강을 되찾아 네 명의 자녀를 더 낳아 길렀다.
코헨은 생전에 "그 누구도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를 부정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있을 당시의 끔찍했던 기억을 꾸준히 발언해왔다. 코헨의 남편과 두 딸을 숨겨준 농민들은 프랑스 정부의 훈장을 받기도 했다.
코헨의 팔에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당시 수감자 번호 'A-8541' 문신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한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이날 발표문을 내고 "앙리에트 코헨은 숨을 거뒀지만, 그의 증오와 파괴에 대한 투쟁은 계속 기억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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