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존재감 키우고 내달 참의원 선거 등 국내정치 활용 '분석'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곧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시작됩니다."
28일 오전 10시 30분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계정에 G20 회의 개막 상황을 속보로 전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에는 아베 총리가 G20 정상회의 개막 직전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가진 3국 간 정상회담에서 웃는 얼굴로 대화하는 사진이 첨부됐다.
거의 같은 시간에 모디 총리도 관련 동영상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고, 아베 총리는 이를 리트윗했다.
28~29일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베 총리가 SNS를 한층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아베 총리와 총리관저의 SNS 공식 계정에는 28일 G20 정상회의에서의 활동을 홍보하는 글과 사진·동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다.
첫날 일정이 끝난 28일 저녁에는 아베 총리의 하루 동안 움직임을 정리한 동영상이 아베 총리 계정 등에 공개되기도 했다.
아베 총리가 SNS 공간에서 G20 관련 홍보를 강화하는 배경과 의도를 두고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고 있다.
SNS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메시지를 실시간 전파할 수 있는 도구다. 이를 잘 아는 아베 총리는 일본이 처음 G20 의장국을 맡은 이번 기회에 국제사회에서의 존재감을 키우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SNS를 통해 전파되는 아베 총리의 활동은 일본의 첫 G20 의장으로 논의를 주도하는 모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놓고 아베 총리가 G20 정상회의라는 다자 외교무대를 국내 정치용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내달 21일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집권 자민당 총재의 자격으로 치르는 아베 총리가 G20를 통해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아베 총리가 SNS 공간에서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이 '트럼프 따라하기'라는 분석이 많다.
아베 총리는 2016년 의장을 맡았던 주요 7개국(G7) 이세시마(伊勢志摩) 정상회의 때는 SNS에서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SNS의 주목도가 갑자기 높아진 것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말하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수시로 뿌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취임하면서부터다.
2018년 6월 캐나다 샤를부아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은 각국에 의한 SNS 외교의 각축장이 되기도 했다.
무역정책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주장이 맞서는 상황에서 각국은 SNS를 이용해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순간의 장면을 사진으로 포착해 전파하는 등 자국 입장을 알리는 데 효과적인 각도나 구도의 이미지를 발신했다.
마에시마 가즈히로 조치대(上智大) 교수는 닛케이에 "SNS는 외교 전략의 도구로서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보완하는 역할이 있다"며 상대국과 함께 발신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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