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 남부 술루주의 군부대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7명이 목숨을 잃고, 12명이 부상했다.
29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전날 정오께 술루주에 있는 군부대에 괴한 두 명이 침입, 몸에 지니고 있던 사제폭탄을 터트려 군인 세 명, 민간인 두 명과 함께 숨졌고, 12명이 부상했다고 필리핀 군 당국이 밝혔다.
괴한 가운데 한 명이 부대 정문에서 폭탄을 터트려 정문을 지키던 군인 세 명과 함께 숨진 뒤 다른 괴한 한 명이 부대 안으로 침입해 폭탄을 터트렸다.
괴한은 자폭 직전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부대에는 한 시간가량 박격포 공격과 저격수에 의한 총격이 가해져 피해자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부대에는 장병 300명가량이 주둔해 있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테러 직후 자체 선전 매체인 아마크(AMAQ) 통신을 통해 배후를 자처하면서 군인 100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폭발물을 부착하기 만든 것으로 보이는 조끼를 입은 청년 두 명이 IS 깃발 옆에 서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필리핀 군 당국은 이번 테러가 IS에 충성을 맹세한 현지 과격단체 '아부사야프'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조직원 300∼400명을 거느리는 이 단체는 술루주 등 민다나오 지역을 근거지로 활동하며 폭탄테러, 납치, 인질 참수 등으로 악명을 떨쳤다.
올해 1월 술루주 홀로 섬에서 23명이 목숨을 잃고 100명이 부상한 성당 테러도 이 단체의 소행으로 알려졌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7년 5월 IS를 추종하는 다른 무장단체 '마우테 그룹'이 마라위시를 점령하자 민다나오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반군 토벌 작전을 벌였다.
마라위시 점령사태는 1천여 명의 희생자를 내고 5개월 만에 끝났지만, 이후에도 민다나오 지역에서 정부군과 무장단체 간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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