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케도니아선 사상 첫 행사 개최…30일 뉴욕 행진엔 400만명 운집 예상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전 세계 각국에서 수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29일(현지시간) 성 소수자(LGBTQ) 권리 옹호를 위한 '게이 프라이드'(Gay Pride) 행진이 펼쳐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는 성 소수자들이 무지개 깃발과 우산을 흔들며 거리를 행진했다. 동성애 커플은 물론 그들의 가족, 성 소수자 인권 활동가들도 동참했다.
인권 활동가 호세 루이스 구티에레스(43)는 이번 행진이 성 소수자, 특히 사회적으로 소외된 성전환자(트랜스젠더)의 인권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시티는 2007년 동성결혼이 합법화됐고 일부 다른 주들도 동성결혼을 허용했다.
하지만 성 소수자에 대한 관용의 폭이 더 넓어지고 이들의 사회적 지위가 확립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행사 참가자들은 입을 모았다.
양성애자라고 밝힌 모니카 노체부에나는 "남성우월주의와 (성 소수자에 대한) 무지가 여전하다"고 비판했다.
최근 마케도니아에서 국명을 바꾼 북마케도니아 수도 스코페에서도 이날 게이 프라이드 행사가 진행됐다. 북마케도니아에서 이 행사가 열린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AP는 전했다.
행사에는 특히 미카엘라 슈바이처-블럼 주(駐)북마케도니아 미국 대리 대사가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올해 스코페가 70개국 이상에서 열리는 게이 프라이드 행사에 합류했는데 미국이 그 일원이 돼 자랑스럽다"면서 "북마케도니아에서 그동안 많은 진보가 있었지만, 여전히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스코페 행진에는 불가리아, 그리스, 세르비아 등 이웃 나라에서 온 사람들도 다수 참가했다.
이날 성 소수자 권리 인정을 거부하는 종교 및 가족 옹호 단체가 '맞불 행진'을 벌였으나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남미의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도 2천여명이 성 소수자에 대한 동등한 권리 등을 촉구하며 거리 행진을 했다.
성 소수자 행진의 기원이 된 '스톤월(Stonewall) 항쟁' 50주년을 맞은 뉴욕에서는 30일 대규모 성 소수자 행진이 펼쳐질 예정이다.
스톤월 항쟁은 1969년 6월 경찰이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에 있던 게이 바 '스톤월 인'에 들이닥쳐 동성애자들을 마구잡이로 체포한 것을 계기로 촉발된 전국적인 성 소수자 차별 항의 시위다.
이를 기점으로 '스톤월 인'은 성 소수자 인권 운동의 성지가 됐고 이듬해 스톤월 항쟁 1주년을 기념해 열린 행사는 전 세계 연례 게이 프라이드로 이어졌다.
올해 뉴욕 게이 프라이드 행사엔 전 세계에서 400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주최 측은 예상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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