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즐기며 남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에 촉각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6월 마지막 날이자 일요일인 30일 서울 곳곳은 습한 날씨에도 휴일을 맞아 거리에 나온 시민들로 붐볐다.
서울 청계천 광장을 찾은 나들이객 중에는 강한 햇볕에 모자나 양산, 선글라스를 쓰고 산책하는 시민이 많았다. 청계천을 따라 빠르게 걷거나 가볍게 뛰며 운동하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울산에서 여자친구와 서울로 여행 온 이상현(29)씨는 "출발할 때만 해도 비가 와서 서울 날씨를 걱정했는데 비도 오지 않고 주말 내내 날씨가 너무 좋았다"며 "여자친구와 이야기를 하며 청계천을 걷다가 대학로로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양시에 사는 이모(62)씨는 "인덕원역에서 4호선을 타고 동대문역에서 내려 시청까지 1시간 정도 걷고 있다"며 "주말에 비가 온다는 예보와 달리 조금 덥지만,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답한 뒤 걸음을 옮겼다.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도 휴일을 즐기러 나온 가족들로 붐볐다.
자녀와 함께 현장체험학습 목적으로 박물관을 찾았다는 김철진(45)씨는 "계속 비 소식이 있다고 해서 일부러 실내 일정을 잡았다"며 "오늘 비가 오진 않았지만, 습도가 높은 편이라 실내로 오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구와 둘이서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를 맞춰 입고 박물관에 입장한 임혜정(24)씨는 "종일 흐리고 습해서 차라리 비가 왔으면 좋겠다"며 "습기를 피해 에어컨 바람을 쐬러 박물관에 왔다"고 전했다.
외출 나온 시민들은 미세먼지 걱정 없이 상쾌한 공기를 만끽했다. 이날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에서 '좋음'∼'보통' 수준을 보였다.
전날 한국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회동을 갖는다는 소식에 기대감을 드러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서울 관악구 청룡산을 찾은 배드민턴 동호회 회원 안모(46)씨는 "회담이 아닌 회동이라 큰 합의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잠시 후 동호회 회원들하고도 휴대전화로 계속 뉴스를 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혼잡한 도심 상황 때문에 본의 아니게 동네에서 휴식을 택한 주민들도 있었다. 명동에 있는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박모(29) 씨는 "어제 광화문 집회 때문에 차가 밀려 퇴근길에 고생했다"면서 "오늘은 사람에 치이고 싶지 않아 동네 카페에서 책을 읽고 여유를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숙소인 그랜드하얏트호텔 인근에 사는 김유정(27)씨는 "어제부터 동네에 경찰과 사람이 너무 많아 검색해 보니 트럼프가 하얏트호텔에서 묵는다고 하더라"면서 "소란을 피하려고 해방촌에 있는 지인 가게에서 수다를 떨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고속도로는 나들이를 갔다 돌아오는 차량으로 수도권 방향을 중심으로 오후부터 일부 구간에서 다소 혼잡을 빚고 있다.
오후 4시 현재 경부고속도로는 부산방향 2.7㎞, 서울방향 9.4㎞ 구간에서 차들이 시속 40㎞ 미만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울방향 12.7㎞, 영동고속도로 인천방향 45.7㎞에서도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정체는 지난주 일요일과 비슷한 수준으로, 오후 4∼5시께 절정에 달한 뒤 10∼11시께 해소될 전망이다.
도로공사는 이날 전국 고속도로 교통량을 387만 대로 예상했다. 이 중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39만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45만 대가 이동할 것으로 관측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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