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고속터미널 대합실도 TV에 '시선고정'…"충격·감동"
온라인서도 'DMZ'·'판문점' 실검 상위권…일부선 "쇼에 그치면 안돼"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김주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에서 사상 첫 남북미 정상 회동을 하자 시민들은 한반도 평화가 또 한걸음 진전할 것을 기대했다.
서울역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TV로 판문점 회동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세 정상이 처음 만나는 역사적 장면에 환호하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만난 김모(67)씨는 "70년 가까이 살면서 미국 대통령과 남북한 정상이 한 자리에서 만나는 것은 상상하지도 못했다"며 "'설마 진짜로 만나겠나' 의구심을 품었는데, 막상 세 사람이 한 자리에 있는 모습을 보니 너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은평구에 거주하는 노윤서(65)씨는 "뉴스 속보를 보고 감동이었고, 꿈만 같았다"며 "기차를 타고 북한을 거쳐 실크로드까지 가는 것이 평생소원인데,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며 기뻐했다.
노씨는 "오늘 내내 세 정상이 뜻을 모아 관계를 개선하기를 기도했다"면서 "통일은 차치하고 남북 간 교류라도 하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송모(25)씨는 "하노이 북미회담이 갑작스럽게 끝나고 침체기가 계속되면서 아쉬움이 컸는데, 다시 만났다는 소식을 들으니 반갑다"며 "한반도 평화 진전을 기대하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송씨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예측하기 어려운 외교전략을 펼치는 두 지도자인 만큼 쉽게 성과를 예단하긴 어렵겠지만, 상징적이나마 세 정상이 만나는 것 자체만으로라도 의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악구 신림동에서 만난 자영업자 김산(61)씨는 "너무 충격이고, 진짜 '대박'이다"라며 "몇 년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남북미 정상 회동, 미국 대통령 방북이 오늘 하루 만에 이뤄지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윤철한 경실련 정책실장은 "최근 몇 년 동안 남북이 여러 차례 만나고, 북미도 두 차례 만났지만, 어쨌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는 없었다"며 "이번 회동을 계기로 종전협정 등 눈에 보이는 구체적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판문점 회동에 관심이 뜨거웠다.
관련 뉴스마다 많은 댓글이 달렸고, 'DMZ(비무장지대)', '판문점' 등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통일이 눈앞에 있는 것 같다', '정전협정을 기대한다' 등 남북미 정상 회동을 환영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날 회동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었다.
직장인 정모(29)씨는 "최초로 세 정상이 만난 것이 역사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될 것 같기는 하다"면서도 "그러나 지난번 남북정상회담에서도 그랬듯 일회성 만남에 그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씨는 "남북정상회담 이후로도 남북미 관계는 계속 나빠지고 있다"며 "이번 역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만 반짝 올리고 끝날 것 같다"며 인색한 평가를 내놨다.
종로구 서린동에서 만난 자영업자 고모(50)씨는 "북한이 웃는 얼굴을 하고 나서 우리 뒤통수를 친 경우가 셀 수 없을 만큼 많지 않았냐"며 "경기가 좋지 않아 모두 죽는소리를 하고 있다. 급한 문제는 남북미 정상회담이 아니라 이 나라 경제"라는 목소리를 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이옥남 정치실장은 "남북대화와 북미대화 등 대화가 줄곧 있었지만, 북한의 핵 폐기에 대한 확실한 대안이나 실질적 조치가 나오지 않았다"며 "오히려 그런 제스쳐가 '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비판했다.
SNS 일부 사용자들도 '아주 짧은 시간 만난 것을 두고 유난이다', '성과 없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 등 비관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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