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판문점 회동] "역사적 순간, 엄청난 진전"…지구촌 시선집중(종합)

입력 2019-06-3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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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판문점 회동] "역사적 순간, 엄청난 진전"…지구촌 시선집중(종합)
트럼프 '깜짝 월경' 주목…"북미협상 재개 의지…희망과 평화의 표현"
"日, 사전연락 못 받아" 당혹…중·러 주요 언론 판문점 상황 긴급 타전
"잘 꾸민 사진 촬영 기회일 뿐" 비판적 시각도…향후 전망 엇갈려


(테헤란·도쿄·베를린·이스탄불·베이징·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김병규 이광빈 하채림 김용래 김진방 특파원 이세원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한 사상 첫 남북미 정상 회동과 관련해 미국 언론을 비롯한 외신들은 미국 현직 대통령이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은 것에 특히 주목했다.
주요 외신은 세 정상의 판문점에서의 언행을 실시간 보도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에는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핵 협상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의지가 투영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만남이 보여주기를 넘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전망은 엇갈렸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이동한 것을 긴급 뉴스로 타전하고서 그가 북한 땅을 밟은 첫 미국 지도자라고 전했다.
핵 협상을 위한 대화 재개를 모색하는 가운데 군사분계선 너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악수하는 장면은 "역사적인 사진 촬영기회"였다고 통신은 평가했다.

다만 이날 움직임이 북미 협상의 미래에 관한 회의적인 시각을 불식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북 양쪽 땅을 번갈아 밟은 것이 "역사적인 순간"이며 북미 관계에서의 "엄청난 진전"이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이날 만남에서 서로를 환대한 가운데 북미 관계는 "확고하게 제자리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장기간 냉전 체제의 긴장을 상징하는 선인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고 설명하고서 이날 북미 정상의 만남이 "희망과 평화를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땅을 밟은 것이 외교에서 "상징적이고 굉장한 볼거리"였다고 규정했다.
AFP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고 경계를 넘나들며 남북 양측 땅을 함께 밟은 과정을 소개하고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합류해 3자 회동이 이뤄진 것에도 주목했다.
통신은 이날 회동이 북미 협상 등 현안에 미칠 영향에 관해서는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실질적 성과를 내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나오는 등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린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반도를 60년 이상 갈라놓은 비무장지대(DMZ)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난 현장이었다고 소개하고서 전 세계 TV로 중계된 이들의 만남이 "중단된 핵 대화를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전례 없이 카메라(언론) 친화적으로 친선을 보여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이날 DMZ에서의 만남이 잘 꾸며진 사진 촬영기회일 뿐이라는 비판적인 시각을 함께 소개했다.
NYT는 "이 시점에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루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왜냐면 이 모든 일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의 핵무기나 미사일 비축량의 감소는 없었다. 사실 그들은 그것들을 늘렸다"는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CNN 인터뷰 발언을 전했다.
그는 "긴장이 완화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긴장은 2017년에 '분노와 화염'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초기 대북 정책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웃 국가의 반응은 뜨거웠다.
일본 공영 NHK는 정규방송을 중단하고서 동시통역을 가미해 생중계했고 교도(共同)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움직임을 수시로 보도하는 등 판문점 회동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이번 회동에 관해 사전에 연락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로 인한 당혹감도 엿보였다.
NHK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 간부들은 "사전에 미국 측으로부터 연락이 없었다. (중략) 미국 대사관과 국무부에도 문의하고 있지만 상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고 하거나 "이렇게 중요한 정상회담이 트위터에서 시작하는 것은 통상적인 외교에서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어서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와 관영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군사분계선인 '38선'에서 김 위원장과 짧은 만남을 가졌다고 신속하게 보도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문 대통령,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이 '사상 최초'라고 부각했다.

유럽이나 중동 언론도 판문점 회동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는 "이번 대면 접촉은 두 정상이 수개월 전부터 교착 상태에 빠진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됐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준다"면서도 "미국 대통령의 이번 외교적 승리가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에서는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과 벨트, 공영방송 ARD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는 것을 뉴스 제목으로 뽑았으며, 슈피겔 온라인판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는 것에 주목했다.
중동 최대 위성 뉴스 채널 알자지라는 파주에 파견된 제임스 베이스 국장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북미 정상의 만남을 전했다.
베이스 국장은 "'깜짝' 만남이 교착된 북한 비핵화와 제재 해제에 전환점이 되리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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