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윗 날리며 제안한 북미회담…자유의집서 53분간 단독회담까지
트럼프 "갑작스럽게 성사된 만남은 아주 큰 진전"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0일 판문점 '자유의집' 회동은 제안부터 실제 만남까지 격식과 의전을 과감히 파괴한 '파격의 연속'이었다.
통상적인 정상회담이 여러 차례의 실무진 미팅 등을 통해 의제 조율과 의전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것과 달리 이번 북미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G20 정상회의 참석 기간 내보낸 트위터 메시지에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김 위원장을 향해 '비무장지대(DMZ)에서 인사(say Hello)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번개'를 제안했고, 실제 만남은 이날 오후 청와대 기자회견에서야 가시화됐다.
회담을 제안한 트럼프 대통령조차도 청와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과 만남 가능성에 대해 "마지막 단계에서 최종적인 부분들을 조율하는 것으로 안다. DMZ에서 만나는 것이라 오래 만나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힐 만큼 회동 시간과 형식 등에 관해 미리 정해진 것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유의집에서 실제로 열린 북미정상 회동은 잠깐의 만남일 것이란 예상을 깨고 모두발언을 포함해 53분간 진행됐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악수를 한 시점인 오후 3시 45분을 기준으로 하면, 단독회동이 종료된 오후 4시 52분까지 총 1시간 7분여 얼굴을 마주한 셈이다.
격식과 의전을 개의치 않은 두 정상의 행보는 회동 내내 이어졌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 앞에서 악수를 나눈 뒤 약 5분가량 서서 대화를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회동 종료 후 자유의집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만남은 갑작스럽게 성사됐다. 이것은 아주 큰 진전"이라며 "김 위원장과 저는 경계석 주변에서 한 5분 정도 생각보다 길게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이 아주 짧은 시간인 24시간 이내에 반응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오늘 경호팀이 열심히 해주셨다. 이런 회동을 짧은 시간에 준비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단독회동 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등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 자유의집 앞에서 3분가량 선 채로 환담을 하는 장면이 눈에 띄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방탄 조끼 등을 착용하지 않은 채 붉은색 넥타이에 양복 차림으로 비무장지대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 앞에서 대화를 나눌 때는 남북미 취재진과 경호원들의 동선이 뒤엉켜 방송사의 중계 화면이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이날 오후 5시께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출국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나, 2시간을 훌쩍 넘긴 이날 오후 7시 16분께 1박 2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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