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전 후반 추가시간 '극장 동점골'…ACL 탈락 충격 극복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선두 다툼을 벌이는 FC 서울을 상대로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헤딩 동점 골을 터뜨려 울산 현대의 분위기를 바꾼 김보경(30)이 K리그에 집중하게 된 상황 속에서 고참의 남다른 책임감을 드러냈다.
김보경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K리그1 18라운드 원정 경기를 마치고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경기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다. 경기 능력과 뛰는 양 등으로 채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보경은 울산이 전반 서울에 역전당한 뒤 후반 추가시간 6분이 지나도록 1-2로 뒤져 패색이 짙을 때 불투이스의 헤딩 패스를 헤딩 슛으로 연결해 '극장 동점 골'의 주인공이 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도 26일 2차전 우라와에 완패하며 탈락한 이후 자칫 완전히 가라앉을 수 있었던 팀 분위기를 살린 한 방이었다.
울산은 이 골에 힘입어 리그 7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전북 현대, 서울(이상 승점 38)에 1점 뒤진 3위를 유지했다.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이근호를 대신해 이날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김보경은 평소 좀처럼 보기 어려운 헤딩골로 반전에 앞장섰다.
김보경은 "경기가 너무 아쉽게 흘러가고 있었다. 득점해도 노골 판정이 나와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면서 "마지막 공격 루트가 크로스 이후 마무리인 만큼 저는 리바운드를 통해 기회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라와와의 경기 때 후반에 출전했는데, 선수들이 페이스를 잃었을 때라 기여를 많이 하지 못했다"며 "제 장점으로 오늘은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고, 특히 완장을 찬 만큼 솔선수범을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헤딩골은 영국에서 넣은 것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돌아본 김보경은 "챔피언스리그 탈락은 여전히 아쉽지만, 매 경기 최고의 컨디션으로 K리그에 임할 수 있게 된 건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마지막 남은 K리그 우승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후반에 끌려다닌 데다 동점 골 기회마다 심판의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와 애를 태웠던 김도훈 울산 감독도 김보경의 골에 미소를 되찾았다.
김 감독은 "일주일이 또 힘들 뻔했는데,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도록 선수들이 만들어가고 있다"며 "극장 골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순위 다툼에 선두권 팀은 물론 다른 팀들의 결과도 중요하다.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면 마지막까지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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