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주요 도시서 친정부 시위…부패수사·모루 법무장관 지지

입력 2019-07-01 05:56  

브라질 주요 도시서 친정부 시위…부패수사·모루 법무장관 지지
부패수사 담당 판-검사 담합 논란에도 "수사 계속돼야"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30일(현지시간) 권력형 부패 수사를 지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개혁과 범죄대책을 지지하는 구호도 터져 나와 사실상 친정부 시위 성격을 띠었다.
이날 시위는 수도 브라질리아와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등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시위대는 세르지우 모루 법무장관을 둘러싸고 제기된 판-검사 담합 의혹에도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 분사기)' 부패 수사가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인터셉트 브라질'이라는 웹사이트는 지난 9일 연방판사 시절 부패 수사를 담당했던 모루 장관이 연방검사들과 주고받은 통화 내용과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인터셉트 브라질'은 모루 장관이 검사들에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판결과 수감을 끌어낼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룰라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과 지지자들은 당시 수사에 따른 유죄 판결로 지난해 10월 그의 대선 출마가 좌절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모루 장관에 대한 신뢰를 확인했고, 모루 장관이 자신을 향해 제기된 의혹을 부인하고 있으나 논란은 계속 확산하고 있다.
다비 아우콜룸브리 상원의장은 담합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매우 심각한 사태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모루 장관은 윤리적 한계를 넘은 것 같다. 그가 하원의원이나 상원의원이었다면 의원직이 박탈되거나 사법당국에 체포됐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법원에서도 일부 대법관은 모루 장관의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담합 의혹의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시위대는 의회와 대법원 때문에 부패 수사가 위축될 수 있다며 정치권과 대법관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모루 장관은 소셜미디어(SNS)에 "브라질의 여러 도시에서 벌어진 시위를 보고 있으며 시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말해 시위대의 주장에 공감을 표시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 2014년 3월부터 5년 넘게 '라바 자투' 부패 수사가 계속되고 있으며, 여론으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4월에 시행된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61%가 부패 수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보통'이라는 답변과 부정적 평가는 각각 18%였고 무응답은 3%였다.



한편, 브라질에서는 지난달부터 반정부 시위와 친정부 시위가 번갈아 벌어지면서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5월 15일과 30일에는 교육예산 동결과 삭감에 반대하는 시위가 대규모로 벌어졌다. 같은 달 26일에는 보우소나루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개혁과 범죄퇴치 프로그램, 부패 수사 확대 등을 지지하는 친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6월 14일에는 중앙단일노조(CUT)와 포르사 신지카우(Forca Sindical) 등 대형 노동단체 주도로 보우소나루 정부의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총파업과 시위가 벌어졌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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