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미참여 인력 최대한 활용…교육당국, 긴급상황실·핫라인 구축
연대회의 "파업에 5만명 참여…정부가 사상최대·최장 파업으로 내몰아"
(서울·세종=연합뉴스) 이재영 이효석 기자 = 학교에서 급식·돌봄 등을 맡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5일 5만여명 규모의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교육 당국은 도시락·김밥 등 대체 급식과 단축 수업을 학교별로 검토하기로 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과 17개 시·도 교육청 부교육감은 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부교육감 회의를 열고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 차관과 부교육감들은 파업 전에 재협상을 통해 노사 간 견해차를 좁히고 파업을 막을 수 있을지 연대회의 측에 제안하기로 했다.
광주교육청 등 일부 교육청이 대표단으로 있는 실무교섭단이 연대회의에 연락해 긴급 협상 개최를 타진할 예정이다.
협상이 결렬돼 총파업이 진행되면, 지역별·학교별로 각자 여건을 고려해 급식·돌봄 등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급식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을 동원해 정상 운영을 위해 노력하되, 불가피한 경우 학교에서 도시락·김밥·빵·떡·과일 등 대체급식을 제공한다.
학교 여건에 따라 개인별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하거나 단축 수업 등 학사 운영을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학교별 대책은 교장·교감·학년부장·영양교사 등 학교 측과 학교운영위원회·학부모회·학생회가 협의해 마련한다.
개인별로 도시락을 준비하도록 하는 학교의 경우 가정 형편상 도시락 준비가 어려운 학생을 미리 파악해 별도 지원 대책을 마련한다.
초등학교 돌봄교실의 경우에도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교직원을 활용해 학교별로 대책을 수립한다.
파업 전에는 학교별로 가정통신문을 발송해 평소보다 일찍 귀가해도 무방한 학생을 파악한다. 교직원 회의에서는 근무조를 미리 편성한다.
일반 학교 특수학급은 일부 과목만 특수학급으로 운영하던 시간제 특수학급을 전일제 특수학급으로 통합하는 등 특수교육 보조인력 파업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또 장애 학생의 통학버스 승하차·급식·용변 처리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교직원·학부모 협조체제를 운영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은 긴급상황실을 설치하고 상호 핫라인을 구축해 파업 및 지원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대응하기로 했다.
연대회의는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에 5만명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사상 최대·최장 파업을 앞두고도 정부는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고 교육감 중에도 책임지고 교섭 타결과 문제해결에 나서는 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를 파업에 내몬 이는 정부"라면서 "정부가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처우개선 국정과제를 이행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아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자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강조했다.
연대회의에 참여하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전국교육공무직본부·전국여성노조 등 3개 노조 공동대표단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연좌시위에 돌입했다.
연대회의 조합원은 9만5천여명으로 전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66%를 차지한다. 이들이 일손을 놓으면 급식과 돌봄교실 운영 등에 차질이 예상된다.
2017년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약 1만5천명이 파업했을 땐 1천929개 초중고의 급식이 중단됐다.
연대회의는 문재인 정부 임기 내 '9급 공무원의 80% 수준'으로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기본급 6.24% 인상과 다른 수당에서 정규직과 차별 해소를 주장한다. 또 자신들과 같은 교육공무직을 초중등교육법상 교직원에 포함할 것도 요구한다.
교육부와 17개 교육청은 지난달 27일 교섭에서 기본급만 1.8% 올리고 다른 요구사항은 수용하지 않은 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연대회의는 "사실상 임금동결안"이라면서 반발했다.
jylee24@yna.co.kr,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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