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으로 1시간가량 검은 연기 발생…주민들 "머리, 목 아플 정도로 심해"
(광양=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매캐한 검은 연기 때문에 정말 큰불이 난 줄 알았습니다"
1일 오전 전남 광양시 태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정전이 발생하면서 태인동, 금호동 일대는 검은 연기에 휩싸였다.
사고가 난 곳은 광양제철소 내 변전소로 전기가 끊기면서 굴뚝에 설치된 안전장치인 블리더(bleeder)가 자동으로 열리고 불완전 연소한 가스가 외부로 나오면서 불꽃과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불기둥과 함께 발생한 검은 연기는 순식간에 광양제철소 하늘을 덮었고, 300∼500m 가량 떨어진 곳에서도 검은 연기를 볼 수 있었다.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매캐한 검은 연기가 공장 일대를 덮치자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주민 박모(54)씨는 "시커먼 연기가 그대로 동네를 휩쓸고 지나갔는데 누구도 몸에 해롭다거나 마셔도 괜찮다는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며 "1시간가량 검은 연기가 나왔는데도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주지도 않았고 주민들을 안심시키려는 노력도 없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모(43)씨는 "오랫동안 이 동네에 살았지만 이렇게 시커먼 연기가 많이 나는 것은 처음 봤다"며 "제철소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양국 광양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공장 인근에서 1시간가량 지켜봤는데 머리와 목이 아플 정도로 연기가 심각했다"며 "공장 인근에 사는 태인동 주민들에게 외출을 삼가라는 등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아 불안에 떨어야 했다"고 밝혔다.
백 사무국장은 이어 "폭발을 막기 위해 안전장치가 열려 유독가스가 상당히 유출됐다면 빨리 주민들도 대피시켜야 했다"며 "공장 내부에서 발생한 사고라 현장 상황이 불가피할 수도 있지만, 행정기관과 유기적으로 상황을 공유하는 등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안전장치가 개방되는 것은 폭발을 막기 위한 조치로 추가로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별도로 주민 대피를 알리지는 않았다"며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곧바로 소방당국과 지자체에 연락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정전은 이날 오전 9시 11분께 광양제철소 내 변전소에서 발생했으며 30여분만인 9시 44분께 복구됐다.
정전되면서 철광석을 녹이기 위해 석탄을 고열로 구워내는 코크스(cokes)오븐에 설치된 안전밸브가 폭발방지를 위해 자동으로 열려 불꽃과 검은 연기가 발생했다.
화재나 폭발로 인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1시간가량 검은 연기가 발생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광양제철소 측은 정확한 정전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중이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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