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시민들 동서고속철 '역사 위치 재검토' 갈등 심화

입력 2019-07-01 16:25   수정 2019-07-01 16:34

속초 시민들 동서고속철 '역사 위치 재검토' 갈등 심화
속초경실련 "속초역사 외곽 이전해야"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시장의 입장표명으로 불거진 동서고속화철도 속초역사 위치 재검토 문제에 시민단체까지 가세하며 시민 간 갈등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속초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일 동서고속화철도 속초역사 위치선정과 관련된 입장을 내고 역사 위치 재검토를 거론한 김철수 속초시장의 입장을 거들었다.
경실련은 "한반도를 횡단하는 동서고속화철도와 한반도를 종단하는 동해북부선철도는 양대 철도를 연계해야 효율성이 높다"며 "그 교차점에 복합역사가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통합역사의 위치는 주변에 복합물류기지가 조성될 수 있는 곳으로 하고 물류시설, 유통시설, 출입국시설, 지원시설, 공공시설 등을 갖춘 북방경제 핵심역으로 구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속초역사는 동서고속화철도만을 위한 소야벌 동광사 앞 예정지보다는 도시 미래비전과 영동 북부권의 상생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도시 외곽으로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만에 하나 이전이 안 되면 속초 구간은 지하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철수 시장은 지난달 3일 잠정 결정 상태인 동서고속화철도 종착역 위치 등에 대해 시민 의견을 묻겠다고 밝혀 시민 간 갈등을 촉발했다.
김 시장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급부상한 동해북부선과 연계해 동서고속화철도 역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며 "시민 사이에 이를 공론화해 최적의 역사 위치를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이 같은 입장 발표 후 시청 인터넷 게시판에는 반대의견이 올라오는가 하면 시민토론회에서도 의견이 찬반으로 갈리고 일부에서는 토론회 무용론까지 제기되는 등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한 시민은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역사 이전 공론화에 참을 수 없는 울분을 느낀다"며 "정부가 수년간 검토하고 힘든 과정을 거쳐 막 시작하려는 단계에서 최대한 도움을 줘야 할 지자체장이 역 이전이라는 말도 안 되는 태클을 거는 이유가 뭐냐"고 비난했다.
다른 시민도 "30년 숙원사업이 오랜 기다림 끝에 꿈이 현실이 됐으나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시장이 역사 위치를 외곽지역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달 18일 열린 동서고속화철도 역사 위치 공론화 100인 원탁토론회에서도 시민들은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토론회 참석 시민들은 통합역사를 원하면서도 잠정 결정된 역사 위치를 다른 곳으로 이전할 경우 사업추진이 지연될 수 있다는데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동서고속화철도 종착역은 속초시 조양동 동광사 일대로 잠정 결정된 상태며 철도는 미시령을 지하로 통과한 후 노학동을 거쳐 동광사 부근 종착역까지 연결되는 것으로 돼 있다.
mom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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