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드소마'는 공포영화이면서 동화입니다"
'유전'의 아리 애스터 감독이 오는 11일 국내 개봉하는 영화 '미드소마'로 돌아온다. 그는 지난해 개봉한 '유전'으로 차세대 공포 영화 거장 후보로 떠올랐다. 미국 뉴욕에 있는 아리 애스터 감독을 최근 전화로 만났다.
'미드소마'는 공포영화의 공식 같은 어둡고 음산한 배경에서 탈피했다. 시종일관 밝고 아름다운 배경이지만, 그곳에서 벌어지는 끔찍하고 환각적인 일을 그리는 이른바 '반전 매력'을 선사하는 영화다.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배경의 포스터도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리 애스터 감독은 "보기에 아름답고 즐거운 화면을 만들고 싶었다"며 "촬영감독과 나는 이 부분에 매우 신경썼다"고 말했다.
'미드소마'는 큰 상실을 겪은 대니(플로렌스 퓨)가 남자친구 크리스티안(잭 레이너)과 스웨덴의 한 마을에서 한여름 낮이 가장 긴 날 열리는 축제에 참석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공동체로 모여 사는 이곳 사람들은 흰색 옷을 입고 90년에 한번, 9일 동안 이어지는 미드소마 축제를 연다. 어둠이 없는 대낮같은 저녁을 배경으로, 평화롭고 따뜻한 축제가 벌어질 것 같지만 이 마을과 축제는 이방인들에게 두려움과 공포를 주기 시작한다. 등장인물들이 이 축제의 중심에 들어갈수록 관객의 공포감과 불안함도 끌어올려진다.
"이 영화는 가족을 잃은 한 여성이 혼자가 되고, 격리된 가족의 일원이 되는 내용이라고 보면 됩니다. 제가 헤어짐을 겪은 뒤 이 내용을 구상했는데, 그 헤어짐에서 직접적으로 영감을 얻었다기보다는 그때 겪었던 감정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죠."
그는 "스웨덴 공포 영화를 만들어달라는 연락을 받고 작업을 시작했다"며 "스웨덴 민속과 영적인 부분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고, 내가 생각해낸 것을 여기에 더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영화 중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와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2003)를 좋아한다고 꼽은 아리 애스터 감독은 "탄생 100년이 된 한국영화의 열혈 팬이다"고 강조했다.
"한국 관객들이 제 영화 '유전'을 사랑해준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수십년전 영화부터 최근의 영화까지 한국영화를 모두 좋아합니다. 분위기와 장르를 '갖고 노는' 한국영화의 방식을 사랑하죠. 한국영화와 일종의 연대감도 느껴요. 그리고 언젠가 그와 비슷한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고요."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