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테니스- 권순우, 세계 9위 하차노프에 분패 '그래도 잘 싸웠다'

입력 2019-07-01 23:47   수정 2019-07-02 00:23

-윔블던테니스- 권순우, 세계 9위 하차노프에 분패 '그래도 잘 싸웠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테니스 유망주 권순우(125위·CJ 후원)가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3천800만파운드·약 557억3천만원)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세계 랭킹 9위 카렌 하차노프(러시아)를 상대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으나 2회전 진출에는 실패했다.
권순우는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 18번 코트에서 열린 대회 첫날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하차노프에게 1-3(6-7<6-8> 4-6 6-4 5-7)으로 졌다.
2007년 이형택(43·은퇴) 이후 12년 만에 한국 선수의 윔블던 본선 승리에 도전한 권순우는 비록 2회전인 64강 진출의 뜻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전 세계 테니스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권순우의 상대 하차노프는 세계 랭킹이 권순우보다 116계단이나 높고, 키도 198㎝ 장신으로 권순우(180㎝)보다 18㎝나 더 큰 '난적'이었다.
지난해 윔블던 16강, 올해 프랑스오픈 8강 등의 성적을 낸 하차노프는 이번이 생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본선 진출인 권순우와 비교하기도 어려운 상대였다.



그러나 권순우는 경기 초반부터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맞서며 하차노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1세트 상대 첫 서브 게임부터 브레이크하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한 권순우는 게임 스코어 2-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이내 2-2 동점을 허용했다.
전열을 정비한 하차노프가 경기 주도권을 장악하는 수순으로 이어지는 듯했지만 권순우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히 지켜내며 승부를 타이브레이크로 끌고 갔고 타이브레이크에서도 6-5로 앞서며 세트 포인트까지 잡아냈다.
하지만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 권순우는 이후 연달아 3실점, 결국 1세트를 아쉽게 내줬다.
2세트에서는 게임 스코어 1-1에서 뺏긴 자신의 서브 게임을 끝내 만회하지 못하고 4-6으로 내줬다.
다만 게임 스코어 3-4로 뒤진 상대 서브 게임에서 15-40, 더블 브레이크 포인트를 잡고도 기회를 살리지 못한 장면이 아쉬웠다.


3세트는 권순우가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본선에서 승리를 가져온 세트가 됐다.
3세트도 1세트처럼 게임 스코어 2-0으로 앞서다가 내리 게임을 내준 권순우는 1세트 역전패 과정을 되풀이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게임 스코어 5-4로 앞선 상대 서브 게임을 듀스 끝에 따내며 기어이 승부를 4세트로 넘겼다.
지난해 1월 호주오픈에서 메이저 대회 본선 데뷔전을 치렀으나 당시 세계 랭킹 55위였던 얀 레나르트 스트러프(독일)에게 0-3(1-6 2-6 4-6)으로 졌던 권순우가 메이저 대회 본선에서 처음으로 세트를 따내는 순간이었다.
권순우는 4세트에서도 게임 스코어 5-5까지 팽팽히 맞섰으나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을 내주면서 결국 3시간 7분의 접전에서 분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권순우는 서브 최고 시속 212㎞를 찍어 209㎞의 하차노프보다 오히려 더 빠른 서브를 넣는 등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서브 에이스 수는 6-18로 하차노프의 우세, 공격 성공 횟수 역시 45-55로 하차노프가 더 많았다.
범실도 52-47로 하차노프가 더 적었으나 전체적으로 권순우는 세계 랭킹 9위 선수를 상대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 투어급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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