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명예살인 주장하며 뉘우치지도 않아"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아내의 불륜을 의심해온 남편이 처자식과 처가 식구 등 모두 9명을 한꺼번에 살해하는 범죄가 파키스탄에서 일어났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경찰은 아내와 두 명의 자녀, 장모, 처형·처제, 처조카 등 모두 9명에게 총을 쏜 뒤 불을 질러 살해한 혐의로 펀자브주 물탄에 거주하는 무하마드 아말이라는 남성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살해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아말의 아버지도 체포해 조사하는 한편 달아난 남동생도 추적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재단사로 일하다 지난달 파키스탄으로 돌아온 아말은 아내가 다른 남자와 찍은 사진을 보고 불륜을 의심, 살해 계획을 세웠다.
경찰 관계자는 "아말은 명예살인을 주장하며 자신의 범행을 뉘우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말의 처남은 "나와 아버지만 남겨졌고, 우리 가족은 모두 사라졌다"며 "여동생과 아말은 결혼생활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에서는 해마다 1천여명이 부모의 허락 없이 결혼하거나 외도, 부적절한 의상 착용 등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명예살인'을 당하고 있으며, 희생자 대부분이 여성이다.
파키스탄 의회는 2016년 명예살인 처벌 강화법을 통과시켜 명예살인을 25년 이상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했지만, 여전히 근절이 안 되는 실정이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