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도입 '연구 대물림' 초세대 협업연구실 성과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와 김현욱 교수로 이뤄진 초세대 협업연구실이 효소 기능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컴퓨터 방법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효소는 세포 내 생화학반응을 촉진하는 단백질 촉매다.
다양한 질병 발생 원리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효소 기능을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하는 건 학계 주요 과제로 꼽힌다.
특정 효소가 관여하는 생화학반응을 알려면 해당 효소의 EC 번호(enzyme commission number)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EC 번호는 효소가 매개하는 생화학반응 종류에 따라 4개의 숫자로 구성한다.
예컨대 'EC 3.4.11.4'에서 'EC 3'은 가수 분해 효소를, 'EC 3.4'는 펩타이드 결합에 작용하는 가수 분해 효소를 뜻한다.
'EC 3.4.11'은 폴리펩타이드 말단 아미노산을 자르는 가수 분해 효소를, 'EC 3.4.11.4'는 트라이펩타이드 말단 아미노산을 자르는 가수 분해 효소를 의미한다.
EC 번호를 매기는 컴퓨터 방법론은 지금까지 10개 이상 나왔다.
다만, 현대 생명과학이나 생명공학 분야에서 이뤄지는 연구 속도와 규모를 고려하면 방법론 성능을 업그레이드할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이상엽·김현욱 교수 연구실은 138만8천606개의 단백질 서열과 바이오 빅데이터에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DeepEC' 방법론을 고안했다.
DeepEC는 3개의 합성 곱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을 주요 기반으로 사용하되 합성곱 신경망으로 EC 번호를 예측하지 못할 경우 서열정렬을 통해 보완하도록 디자인했다.
기존에 발표된 5개의 대표적인 방법론과 비교한 결과 DeepEC가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단백질 EC 번호를 예측했다고 이 교수 등은 전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방대한 효소 단백질 서열 기능을 더 효율적으로 정확하게 알아내는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 리파이너리를 위한 시스템 대사공학 원천기술개발 과제와 바이오·의료기술 개발 코리아 바이오 그랜드 챌린지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6월 20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초 세대 협업 연구는 KAIST에서 지난해 최초로 도입한 제도다.
교수 은퇴와 함께 사라질 처지에 놓인 학문적 유산을 후배 교수가 이어받아 발전시키자는 취지로 구상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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