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범석 공동대표 등 사퇴…노조 "호소를 위장한 협박" 반발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국내 대표적 자동차부품업체인 만도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임원 20% 이상 감원과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만도는 정몽원 공동대표이사와 정재영 전무가 지난달 24일과 26일 각각 비상경영체제 돌입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방침을 밝힌 담화문을 임직원들에게 이메일로 통보했다.
만도는 이달 말로 예정된 희망퇴직 실시에 앞서 창사 이후 처음으로 임원의 규모를 20%라는 대폭 수준으로 감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공동대표이사인 송범석 부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1일 자로 대거 사퇴했다.
정몽원 회장은 담화문에서 "올해 사업계획 달성 여부가 불확실할 뿐만 아니라 역성장을 하지 않으리라는 장담을 하기 어려운 엄중한 위기"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대규모 생산물량 감소로 인해 회사의 현금창출능력은 크게 저하되고 있다"며 "완성차 업황의 급격한 악화에서 비롯되는 경영위기 때문에 투자금융업계에서는 신용등급 하향을 고려하는 등 만도의 미래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까지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회사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 비상한 경영 효율화 조치들을 결행할 예정"이라며 "필요하지 않은 자산들의 매각, 글로벌 라인들의 최적화 조치, 재무적 구조조정 등을 과감하게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만도의 중심사업부인 글로벌 브레이크 사업부는 수익성이 급속도로 악화해 만도의 사업기반을 흔드는 중대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자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인력적 효율화 조치까지도 피하지 않기로 결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구체적 계획을 마련해 직원들의 협조를 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재영 전무는 담화문을 통해 "회사의 경영상황을 비춰볼 때 감당하기 어려운 인력 규모로 적정 인력 수준에 맞는 축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만도가 담화문을 통해 희망퇴직 방침을 밝힌 것 역시 창사 이후 처음이다.
특히 임금교섭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측 교섭대표인 공동대표이사를 경질하고 희망퇴직을 통보한 것 역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노동조합과 직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만도노동조합 중앙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사측의 담화문에 강력히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노조 중앙집행위는 또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정 전무의 '절망퇴직' 운운하는 담화문은 협박이며 선전포고"라며 "호소를 위장한 협박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는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노동자의 편을 가르는 절망퇴직으론 경영위기를 이겨낼 수 없을뿐더러 임금교섭을 진행 중에 교섭대표를 경질, 교체하고도 계속해서 임원 감축이라는 싸움의 빌미를 살려가고 있는 작태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만도 매출액은 올해 1분기에 작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1조4천151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32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5.9% 감소했다.
만도는 2분기에도 현대차[005380]의 중국사업 부진 등에 따라 매출액은 3%대의 성장률을 보이겠지만,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30% 정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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