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과학기자대회서 각국 달 탐사 프로젝트 소개…"지속성 추구할 때"
(로잔=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의 선장 닐 암스트롱은 인류 최초로 달 표면에 발을 디뎠다. 인류가 직접 가서 본 달은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척박한 땅이었다.
인류의 발자국이 남겨진 달은 인류에게 더이상 이전의 달이 아니었다. 이전의 달은 신화나 이야기 속 상상의 존재였지만 이 사건 이후 달은 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됐다. 달 착륙 50년이 지난 현재 달은 화성 등 다른 행성을 연구하기 위한 '우주탐사 전초기지'로 거듭나고 있다.
2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세계과학기자대회에서는 각국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960년대 달 탐사 경쟁을 벌인 미국과 러시아(당시 소련)를 비롯해 신흥 우주 강국인 중국 등에서 연사가 참여해 달 탐사 프로젝트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파커 유럽우주국(ESA) 소장은 "아폴로 프로젝트는 속도에 중점을 뒀지만, 지속성은 없었다"며 "이제 이런 단점을 극복하고 지속성을 추구할 때"라고 말했다.
파커 소장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추진하는 '루나 게이트웨이'를 사례로 들었다.
프로젝트 목표는 달 궤도에 우주정거장을 띄우는 것이다. 우주인들은 이 우주정거장에 체류하며 달 표본을 간단히 분석하고 탐사 장비를 정비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는 "우주인들이 달 궤도 정거장을 베이스캠프로 삼아 더 전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ESA는 게이트웨이 프로젝트에서 우주인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토마스 쥐르부션 NASA 부국장은 루나 게이트웨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달 궤도 정거장이 화성 탐사를 위한 '기점' 역할을 하리라 내다봤다. 그는 "규모가 큰 계획인 만큼 우주개발 기업과도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과거 국제우주정거장(ISS) 프로젝트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4월 "작년 11월 미국 항공우주국장의 참여의향 문의에 따라 (작년) 12월 21개국의 참여 제안이 취합됐고 현재 논의 초기 단계"라며 "우리도 이를 올해 2월 수립한 국가 우주협력 추진전략에 반영해 적극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랫동안 달 탐사를 추진하지 않았던 러시아도 다시 경쟁에 참여한다. 아나톨리 페트로코비치 러시아연방우주공사(ROSCOSMOS) 차기 소장은 "2030년께 달에 기지를 건설하는 '루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달 기지에는 로봇과 사람 10명 이상이 근무하게 될 전망이다. 이 프로젝트는 약 반세기 전 소련이 추진했던 달 탐사 프로젝트를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다.
한편 우지 중국 우주과학센터 전 소장은 이날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뒷면에 착륙한 창어(嫦娥) 4호를 통해 얻은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창어 4호는 높이 1.5m짜리 탐사로버 위투(玉兎·옥토끼) 2호를 달에 내려놓았고, 위투가 얻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국 연구진은 달 맨틀의 성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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