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지 발표 일주만에 이어져…정체 곧 밝혀질 듯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우주에서 1천분의 1초(밀리초) 만에 강한 전파를 일으키고 사라져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돼온 '빠른전파폭발(FRB)'의 발원지가 또 포착된 것으로 발표됐다.
지난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지 일주만이다. 같은 곳에서 반복된 FRB까지 포함하면 발원지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FRB의 정체를 밝혀줄 연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공대(Caltech)와 과학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오웬스밸리 전파 천문대(OVRO)' 연구팀은 지난 5월 23일 포착된 'FRB 190523'의 발원지를 찾아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4.5m 크기 전파망원경 10대를 배열해 1.6㎞ 크기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딥시놉틱어레이(DSA)-10'을 이용해 지구에서 약 79억 광년 떨어진 은하를 발원지로 지목했다.
FRB 발원지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지만 일회성 FRB 발원지를 추적해 찾아낸 것은 두 번째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연구팀이 신형 전파망원경 배열인 '호주 스퀘어 킬로미터 어레이 패스파인더(ASKAP)'를 이용해 지난해 9월에 잡힌 'FRB 180924'의 발원지를 찾아내 지난주 사이언스를 통해 발표한 것이 처음이다.
FRB는 지난 2007년 처음 관측된 이후 지금까지 총 85건이 포착됐다. 순간적으로 강한 전파를 일으키고 사라져 이를 포착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발원지를 확인하는 것은 더 어려워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지는 수수께끼가 돼왔다.
OVRO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이용된 DSA가 2021년에 완공되면 전파망원경 110대로 구성돼 매년 100개 이상의 FRB를 포착하고 발원지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FRB의 정체도 곧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FRB 190523 발원지로 확인된 은하가 우리은하와 유사한 평범한 은하로 모든 은하에서 FRB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앞서 호주 연구팀이 확인한 'FRB 180924' 발원지도 지구에서 36억 광년 떨어진 우리은하급의 은하였다.
이는 강력한 자력장을 가진 중성자별인 '마그네타(magnetar)'의 플라스마가 폭발해 FRB가 발생한다는 주요 가설의 근거를 흔드는 것이기도 하다. 이 가설은 FRB가 반복적으로 포착돼 최초로 발원지가 확인된 은하가 별을 활발하게 만드는 왜소은하라는 점을 토대로 하고 있다.
연구팀은 FRB 현상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발원지를 더 많이 밝혀내야 하며 DSA가 그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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