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구 반발력·배트 무게 줄었는데도 타구는 더 멀리
욕심 버린 정신력이 크게 작용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을 앞두고 공인구 반발력을 낮췄다. 타고투저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공인구 교체 효과는 컸다. 대다수 타자의 성적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반면 SK 최정은 공인구 반발력 조정에도 불구, 변함없이 막강한 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8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1(12위), 20홈런(1위), 68타점(2위)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잦은 부상과 슬럼프를 겪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울 만한 반전이다.
홈런을 제외한 나머지 개인 성적은 지난 시즌 보다 올 시즌이 더 좋다.
그는 지난 시즌 초반 80경기에서 타율 0.251, 30홈런, 56타점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점은 홈런 평균 비거리가 지난 시즌보다 늘었다는 점이다.
최정의 지난 시즌 홈런 평균 비거리는 115.9m를 기록했는데, 올 시즌은 116.0m로 올랐다.
단 0.1m의 차이지만, 대다수 선수의 홈런 평균 비거리가 3~5m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가 크다.
홈런 2위인 팀 동료 제이미 로맥은 지난 시즌 121.2m에서 119.7m로 약 2m가량이 줄었다. 키움 히어로즈의 거포 박병호도 122.8m에서 118.4m로 4m 이상이 줄어들었다.
올 시즌 최다 홈런 상위 9명 중 지난 시즌보다 평균 비거리가 늘어난 선수는 최정이 유일하다.
사실 최정은 올 시즌 장타보다 정확한 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배트 무게를 900g에서 880g으로 20g을 줄였고, 배트는 손가락 마디 한 개 정도를 짧게 쥐고 있다.
홈런을 욕심내지 않고 팀 타격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였다.
욕심을 버리자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공인구는 묵직해지고, 배트는 가벼워졌지만, 타구는 더 멀리 날아갔다.
최정의 활약 속엔 기술적인 요소보다 정신적인 요소가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최정은 최근 "올 시즌 잔 부상이 많아 스트레스받았는데, 이를 머릿속에서 지우려 노력했다"며 "머릿속을 지우자 타격이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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