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예방적 조치'로 관련 법안 통과…EU 다른 회원국으로 확산할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오스트리아가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처음으로 발암 논란을 일으킨 제초제 글리포세이트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의회는 2일(현지시간) 표결을 통해 예방적 조치로서 글리포세이트 계열 제품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가결 처리했다. EU 회원국 중 글리포세이트를 퇴출키로 한 첫 사례다.
법안을 발의한 사회민주당의 파멜라 렌디바그너 대표는 성명에서 "글리포세이트의 발암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가 늘고 있다"며 "이런 독약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글리포세이트는 1974년 미국의 종자·농약 기업인 몬산토가 개발해 '라운드업'이라는 상표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2015년 이를 발암성 물질로 분류하면서 안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후 미국에서는 관련 소송이 여러 건 제기됐고 법원이 암 발병과의 연관성을 인정,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미국에선 현재 계류된 관련 소송 건수만 1만3천건 이상이라고 AFP는 전했다.
유럽에서도 글리포세이트는 환경 영역의 '뜨거운 감자'다.
특히 WHO의 발암 경고에도 불구하고 EU가 2017년 사용을 5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확산했다.
작년 몬산토를 인수한 독일의 화학·제약기업 바이엘도 글리포세이트가 농업 분야와 바이엘의 제품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판매 중단 계획이 없음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이번 오스트리아의 결정이 다른 EU 회원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미 작년에 프랑스 정부는 글리포사이트 사용을 2021년까지 상당 부분 금지하고 2023년까지는 전면 퇴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올 1월에는 '라운드업 프로 360' 제품의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EU가 사용을 허가한 제품을 회원국인 오스트리아가 금지한 것이 법 위반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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