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민관군 합동 통신재난 대응훈련…긴급복구·자동우회 등 대응 시연
카드결제기도 정상 작동…유영민 장관 "아현국사 화재, 뼈 아프지만 좋은 교훈 돼"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홍지인 기자 = "3일 오후 3시 13분. KT 혜화국사 지하 통신구에 괴한이 난입해 폭탄을 터뜨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일 오후 종로구 KT혜화국사에서 KT·국가정보원·군·소방서·경찰서 등 관계 기관이 참여하는 민관군 통신재난 대응 합동 훈련을 했다.
KT혜화국사는 국내 인터넷 연결 허브와 국제 관문국 역할 등을 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용 국사다. 지난해 11월 불이 나 큰 피해를 초래했던 KT 아현국사와 달리 24시간 직원이 상주하는 국가 중요 시설이다.
이날 훈련에서는 폭탄 테러로 지하 통신구 내 광케이블 80조·동케이블 46조가 끊기는 상황을 가정했다.
상황 발생 즉시 KT는 위기 대책 본부를 구성하고 현장복구반을 편성해 긴급복구 태세에 돌입했다. 정부도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하고 KT와 위성 화상 연결망을 구축했다.
사고로 무선 900만·인터넷 807만·IPTV 546만·유선전화 12만·국제전화 11만 회선이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인터넷·무선은 구로, 국제전화는 대전·부산으로 각각 자동 우회돼 대규모 서비스 단절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더 직접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통신시설은 혜화국사에 직접 수용된 종로구·중구·동대문구 일대 가입자들로, 무선 16만·인터넷 19만·IPTV 12만·유선전화 1만 회선 등이다.
우선 무선망은 기지국 출력을 높여서 도달 범위를 확대하고,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는 이동기지국을 배치했다.
또 KT뿐 아니라 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와이파이망을 일제히 개방해 누구나 쓸 수 있게 했다.
지난해 아현국사 화재 때처럼 유선전화가 끊겨 카드 결제기가 먹통이 되는 일이 없도록 전화선에 꽂아 쓸 수 있는 LTE 라우터도 시연됐다.
올해 12월에는 특정 통신사 재난 발생 시 다른 통신사의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24일 발생한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이후 12월 27일 통신재난 대응체계 강화대책을 수립, 발표했다.
후속 조치로 통신망 이원화 추진·이용자 보호체계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방송통신재난관리 기본계획을 변경했고, 통신재난 경보발령 기준·통신사 협업체계 강화를 위해 정보통신 위기관리 표준매뉴얼도 개정했다.
이번 통신재난 훈련은 이런 개선사항들이 실제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는지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훈련을 참관한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작년 11월 24일은 잊지 못할 날이었다. 통신 재해라는 것이 전화의 불편함 정도가 아니라 국가 전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참 뼈 아프지만 좋은 교훈이 됐다"고 말했다.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통신 재해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규모의 국가적 재난이 될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오늘 통신 재난 대응훈련은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chun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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