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영어랑 댄스학원 가게 양육비 좀 보내주세요"

"아빠, 영어랑 댄스학원 가게 양육비 좀 보내주세요"
양육피해 부모모임, 아이들과 보신각 타종하며 국회에 법안 처리 촉구



(서울=연합뉴스) 김종량 기자 = "아빠, 영어랑 댄스학원 가게 양육비 좀 보내 주세요."
3일 서울 보신각에서 양육비해결모임(양해모)의 주최로 열린 '양육비이행강화 국회 법안 통과를 촉구하기 위한 타종행사'에 참여한 김모양(초등학교 6학년)은 "엄마 아빠가 7년 전 헤어진 후 아빠가 양육비를 보내 주지 않아 학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있다"며 울먹였다.
부천에서 엄마와 함께 타종행사에 참여한 김 양은 "아빠가 양육비를 보내 주지 않아 엄마랑 힘들게 살고 있다"며 "아빠가 양육비를 보내 주면 영어학원이랑, 댄스학원에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김 양의 어머니는 "내가 양해모 활동을 하니까 몇달 전부터 아이 아빠가 겨우 양육비를 보내오고 있다"며 "이 양육비도 언제 끊길지 불안하다. 아이를 낳았으면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 아이를 키우지 않고 방치하는 것도 아동학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에서 아빠, 여동생과 함께 참여한 김모군(초등학교 6학년)은 "7~8년 전 엄마 아빠가 이혼한 후 엄마가 양육비를 한 푼도 보내 주지 않아 가족들이 너무 힘들게 산다"며 "엄마가 양육비를 보내 주면 새 컴퓨터도 사고 싶고, 치킨도 실컷 먹고 싶다"고 말했다.
김 군의 여동생(초등학교 3학년)도 "아빠 혼자 돈을 버니까 학원 보내달라는 말도 못 한다"며 "엄마가 양육비를 보내 주면 친구들처럼 학원도 가고 싶다"고 말꼬리를 흘렸다.
행사를 지켜보던 한 시민도 "아이들이 무슨 죄냐"며 "관련 법이 하루빨리 통과돼 아이들이 정상적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종행사에는 양육피해 부모와 어린 자녀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타종하면서 국회에 계류 중인 양육비 이행강화 법안 통과를 기원했다. 현재 국회에는 자녀의 양육비를 주지 않고 버티는 '나쁜' 아빠·엄마의 민·형사상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계류 중이다.
이 법안에는 국가의 양육비 대신지급제를 비롯해 미지급자 신상공개와 출국금지, 운전면허 제한, 아동학대 혐의 처벌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양해모는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국회 운영이 장기간 파행되자 관련 법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강민서 양육비해결모임 대표는 "양육비 해결은 비단 내 자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저출산 고령화 사회를 살아갈 자녀세대를 위해 꼭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회가 관련 법을 하루빨리 통과시켜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j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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