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민주노총 소속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며 3일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들 노조의 전체 비정규직 조합원 규모는 약 20만 명이지만 파업 찬반투표를 통해 쟁의권을 확보한 조합원이 10만여 명이라고 한다. 민주노총은 광화문광장에서 첫날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학교 비정규직(교육공무직)의 경우 2만2천여 명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교육부는 파악했다. 1만585개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비정규직 직원 15만2천여 명 중 14.4% 규모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5일까지 파업을 이어간다는 입장이지만 연장할 수도 있다고 한다.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전체 학교 중 26.8%인 2천802곳에서 단축 수업을 하거나 대체 급식을 하는 등 현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돌봄교실 운영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번 총파업의 배경은 비정규직 차별 문제다. 민주노총은 차별 철폐,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노정 교섭 틀의 구축 등을 요구한다. 이번 파업이 더욱 주목되는 것은 아이들과 가정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 급식과 돌봄교실 운영이 제대로 안 되기 때문이다. 교육 당국은 대체 급식 등으로 불편 최소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시급히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의 80% 이상으로 올려 격차를 완화해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의 원칙을 실현하라고 요구한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현 정부 임기 내 임금을 9급 공무원의 80%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며 기본급 6.24% 인상과 정규직-비정규직 수당 차별 해소를 주장한다. 이에 교육 당국은 기본급만 1.8% 인상하자는 안으로 협상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막판 협상이 결렬돼 2년 만에 파업이 되풀이되는 상황을 맞았다. 민노총은 자회사를 활용한 정규직 전환 중단도 요구한다. 자회사를 통한 간접고용은 고용의 유연성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게 주목적일 수 있는데 간접고용에 따른 고용불안이 남게 된다는 게 민노총의 주장이다. 이런 갈등으로 인해 고속도로 통행료 수납원들이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톨게이트 구조물에 올라가 농성을 벌이고 있다. 비정규직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 및 처우 조건을 개선해달라는 요구와 교육 당국 예산 문제의 간극이 커 해결 방안이 쉽게 도출되기 어려운 답답한 상황을 맞고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는 현 정부의 공약 중 하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잠재됐던 사회적 약자 계층의 요구가 분출되고 있지만 모든 문제를 단시간 내에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적지 않은 분야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실현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자회사 방식을 너무 쉽게 활용한다는 지적도 경청해야 한다. 자회사 행을 거부한 톨게이트 통행료 수납원 1천500여 명의 계약이 종료된 사례가 바로 이 경우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노동 조건은 정부 예산과 연결되는 사안이어서 어떤 방식으로든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민노총이 정부에 노정 교섭에 나서라고 요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공공부문은 국민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큰 분야이어서 어떻게든 파업 장기화는 피해야 한다. 노조, 교육 당국, 정부가 지혜를 모아 현시점에서 도출할 수 있는 적정선을 신속히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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