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대구지법 행정1부(박만호 부장판사)는 대구 팔공컨트리클럽을 운영하는 우경개발이 대구시장을 상대로 낸 '회원모집계획 변경신청 불허가 처분 및 시정 명령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4일 밝혔다.
팔공컨트리클럽은 대구시내 유일의 18홀 회원제 골프장이다.
우경개발은 지난해 대구시에 팔공CC 회원모집계획 변경신청을 냈지만, 시가 이를 불허한 것에 이어 체육시설법을 위반했다며 원래 모집계획에 맞게 바꾸라며 시정 명령을 하자 소송을 냈다.
우경개발은 1989년 1천800명 회원모집 계획을 승인받은 뒤 1995년 1천765명만 회원으로 모집했다고 대구시에 보고했지만 지난해 2천306명으로 회원을 변경해 달라는 회원 모집계획 변경신청을 냈다.
우경개발은 개인회원권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회원권을 분할해 예치금 증서 보유 회원을 별도로 모집해 회원 수가 늘어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원고는 소송에서 "중대한 법령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 회원모집 방식과 절차가 당초 계획과 다른 것에 불과하고,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문화진흥기금 4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어 당초 계획과 다르게 회원을 모집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체육시설법이 개정돼 골프장 회원모집 인원 제한이 폐지됐고, 대구시 시정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서 예치금 증서를 매수·소각하면 골프장은 재정난으로 도산해 피해가 회원들에게 돌아가게 되는 만큼 대구시의 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대구시가 원고 측의 신청을 허가하지 않은 것은 적법하지만 골프장 측이 대구시의 시정 명령을 이행한다면 도산하거나 영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어 회원들에게 의도치 않은 불이익을 줄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의 시정 명령으로 달성하려는 공익과 침해되는 원고의 불이익 및 다른 공익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는 것으로 판단돼 원고의 시정 명령 취소 청구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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